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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팬들과 만난 '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젬마

생활속 전통 숨쉬는 전주 더 느끼고 싶다

전주를 찾은 한젬마씨가 한 시민에게 '그림 읽어주는 여자'를 선물하기 위해 서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책을 내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지만 저는 한동안 잠을 자지 못했어요. 어찌보면 그림에 대한 내 단상만을 풀어놓았다는 게 작품을 그린 미술가들에게 죄스런 마음이 들었거든요.”

 

미술로 대중과 소통하는 ‘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젬마씨(36). 「그림 읽어주는 여자」가 사회적 의미는 있었지만 미술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는 한씨는 그러나 여전히 소통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주)진흥기업이 2008년 준공할 진흥 더블파크 2차 공사에 아트 디렉터로 참여하게 된 한씨가 1일 오후 1시 모델하우스에서 전주 시민들과 만났다.

 

“서울에서는 보자기와 흙담, 기왓장, 물고기 문양 등 전통적인 것을 유아적으로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전주는 전통이 생활 속에 녹아있더군요.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전주를 좀더 느껴야 할 것 같아요.”

 

“광주가 씨앗의 겉껍데기라면 전주는 씨앗의 알맹이라는 말을 전해들었다”는 그는 “일본, 중국과는 다른 것을 찾기 위해 더 고민해야 하는 한국의 작가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 전주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생겨나면서 층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옹기종기 모여살았던 옛 한옥의 느낌을 주고 싶어요. 도시화되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찾는 것이죠.”

 

전주에서 서울과는 다른 여유로움을 느꼈다는 그는 아직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만나서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꼭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가 너무 이론에 빠지면 창조적인 것이 나올 수 없다”는 평소 지론대로 한동안은 전주의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계획. “리베라호텔 창밖으로 펼쳐진 한옥의 낮은 지붕들이 환상적”이었던 한옥마을과 서울서 내려오면서 꼭 챙겨보겠다 마음 먹은 전북도립미술관은 빼놓치 않을 생각이다.

 

이날 전주 시민들에게 자신의 대표작 「그림 읽어주는 여자」를 선물한 한씨는 지난달 개인전 ‘텔레펍’(TelePub)에 내놓았던 작품 몇 점도 함께 소개했다. 일상과 예술의 진정한 소통은 일상 안에 들어가 존재해야 한다는 뜻을 담아 지퍼, 경첩 등을 오브제로 선보이거나 자신이 매스미디어의 표지가 된 ‘텔레법’ 작품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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