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우(원광대 교수)
연두 빛 봄빛이 수채화로 번져가고, 선거 열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데 한 모퉁이에서는 어김없이 축제의 계절이 다가오는 홍보용 현수막과 입간판들이 그 사이를 비집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올해의 축제는 각종 선거 열기 속에 묻혀서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인지 아니면 그 덕(?)으로 더 빛을 발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나라의 축제는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1970년에 120여개의 축제가 전국적으로 있었는데 1996년에는 325개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1000여개의 축제가 치러졌다. 우리 전북의 경우는 1996년에는 32개의 축제가 있었는데 지난해에는 60여개가 넘어섰다.
덩치가 큰 축제만 보더라도 전주영화제, 풍남제, 한지문화축제, 남원춘향제, 고창청보리축제 등 지역마다 고유한 역사 전통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문화의 정체성을 내세우는 축제들이 제법 많아졌다. 이젠 차분하게 이러한 축제들이 성공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축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생각 해 볼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전통 지역축제를 현대적 의미로 복원하고 전승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철저한 고증 속에서 구성된 축제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신명나는 오락적 기능을 수행 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의 특성을 끌어내는 관광 자원으로 자리 매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지역축제의 관광 상품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된다. 축제 투자비용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관광 상품화 전략으로 다양한 지역 활성화 효과를 얻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현대는 지역축제의 관광 상품화 전략이 ‘지역을 살리는 산업’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전국적으로 문화관광 축제가 약 32%인데 우리 전북의 경우는 16%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서 아직도 보여준다는 의미를 뛰어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곳에서도 하고 있는 축제는 성공하기 어렵다. 보여주는 축제, 축제를 위한 축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국적인 축제에서 보여주는 의미가 강한 문화예술제의 성격이 차지하는 축제가 47%인데 우리 지역에서는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이러한 성격의 축제는 볼거리의 다양화만을 추구하여 백화점식으로 구성하기 마련이다.
셋째로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축제의 재발견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관람대상을 차별화하는 알차고 작은 축제, 투자가 비교적 적으면서도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는 축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공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들과 더불어 꼭 정체성이 분명한 축제로 구성되어야 하며, 축제의 타이틀과 내용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종우(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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