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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300자 책읽기] 책에 관한 이야기

문화의 중심에는 책이 있다. 책은 지식과 문화의 창출과 전수의 맥을 담당했으며, 시대를 읽는 눈이 되어왔다. 철학자와 시인, 학자와 예술가는 자신들이 깨달은 내용을 책으로 남겼고 이를 통해 대중과 공유했다. 인류 문명을 지탱해왔던 인간의 지적활동은 대부분 문자와 책을 통해 이뤄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면서 문자와 책은 독점적인 지위를 상실하고 있다. 혹자들은 책의 종말을 논하기도 했고,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인류와 함께해온 책, 책에 관한 이야기를 좇아본다.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

 

(소피 카사뉴, 브루케 지음, 최애리 번역, 마티)

 

책이 세상의 모든 것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책이 처음 등장한 그 무렵에는 책을 읽는 행위가 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 여겨져 묵독조차 허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중세 사람들의 모든 행위는 책에 근거할 정도였다.

 

이 책은 중세 사람들이 책에 대해 지녔던 열정을 소개한다. 책이 모든 것 가운데 가장 고귀한 물건으로 추앙받던 시절의 이야기다.

 

책이라는 귀한 물건이 만들어지는 과정, 즉 양피지가 필경사와 채식사들의 오랜 수고를 통해 수서본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살펴본다. 또한 당시 중세의 독자들이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과 형식을 어떻게 이해했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갈수록 다양해진 책의 형태와 화려한 그림들이 곁들여진 책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사람이 읽어야 할 모든 것)

 

(크리스티아네 취른트 지음, 조우호 번역, 들녘)

 

정보와 지식은 무엇보다도 체계적인 관리와 인간의 폭넓은 인식능력을 요구한다. 취른트는 책이야말로 교양과 지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고전을 소개함과 동시에 우리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 문화적 시각,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설명 등을 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과거의 고전들이 우리시대에도 새로운 시각을 전해주고 있음을 깨닫게 하고, 사이버픽션이나 아동도서들도 의미있는 새로운 범주의 고전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알린다. 아울러 정치 경제 사회학 같은 사회과학서적들도 추상적이고 도식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속에서 그 의미가 분명하고 쉽게 드러나게 한다.

 

 

사라진 책의 역사

 

(뤼시앵 폴라스트롱 지음, 이세진 번역, 동아일보사)

 

책 수난의 역사를 살펴보는 <사라진 책의 역사> . 기원전 14세기 이집트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책을 사랑한 사람들의 편집광적인 책 소유욕과 다른 종교, 다른 문화권의 책 파괴 등 책 수난의 역사를 파헤쳤다. 저자는 세상의 지식을 모아 소유하겠다는 인간의 욕망은 신의 자리를 넘보는 원초적인 욕망이라고 말하면서, 그로 인해 도서관이 생기고 책 약탈과 파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 책은 '책들의 홀로코스트'라는 어두운 측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점토판을 기록의 수단으로 이용한 수메르문명 시절의 도서관 화재를 비롯하여 아테네 로마 스페인 중국 인도 스리랑카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난 다양한 책 파괴 사건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또한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오늘날 디지털화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종이책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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