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山水)로부터 추상(抽象)까지’.
1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송계일 한국화전’의 제목은 그의 화력 50년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한국화가 송계일(65). 고교시절 국전에 입선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던 그는 한국화의 정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 토대를 쌓아온 실력있는 작가다. 한 때 허리 디스크로 한 걸음 옮기기가 쉽지 않았지만, 전북대 미술학과 교수로서 지내온 시간을 정리하는 ‘정년퇴임 기념전’을 위해 몸을 추스렸다.
오랫동안 기량을 닦아온 산수화를 바탕으로 한국화를 현대적 개념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해 온 그는 사실적 시각성과 현대적 조형원리를 기존의 산수 개념에 수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산수 개념을 바꾸면서 독자적인 회화성을 창출해 냈다. 대범하게 근경의 한 대상을 줌 업 시키면서도 강한 채색으로 역동적인 시각성을 부여하고 자연스러운 발묵 효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음과 양, 벽과 공간, 전후, 좌우 등 상대적인 두개의 상황을 조형적으로 전부 수용하고 싶었습니다. 상대적인 요인을 결합시켜서 협력관계를 이끌어 내는 것이 추상미술의 핵심입니다.”
이번 전시가 더 의미있는 것은 그가 작가로서 한계를 느끼고 새롭게 도전한 추상작업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추상작업을 하면서도 그는 많은 조형적 실험을 거듭한다. 빨강과 파랑의 형태는 길게 대립되는 두 개의 선으로 직립하기도 하고 남성과 여성의 성별기호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독특한 발묵에 의해 다져진 먹빛은 여전하다.
“상대성을 수용할 때 우주의 영원한 존재의 세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자신의 최대 존재 미학이라는 그는 “이것을 상실하면 나의 모든 것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상이 생활로 이어질 때 자신의 삶도 아름다운 미학이 될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을 통해 진정한 예술가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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