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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이룬 푸른 꿈 남겨두고...부안출신 박영근 시인 48세 나이로 별세

민중가요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원작

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원작시를 쓴 박영근 시인. 오랫동안 ‘노동자 시인’으로 불려온 그를 두고, 고운기 시인은 “그것은 그에게 영광스러운 일이면서, 결코 그만두지 못할 참다운 길”이라고 말했다.

 

한국 현대문학사상 최초의 노동자 출신 시인 박영근씨가 11일 오후 8시40분 서울 백병원에서 결핵성 뇌수막염과 패혈증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

 

1958년 9월 부안군 산내면 마포리에서 태어나 전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상경, 구로 3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한 그는 1981년 「반시」 6집에 ‘수유리에서’ 등을 발표하며 80년대 민중민족문학사에 노동문학을 출현시킨 장본인이다. 박노해 백무산 김해화 김기홍 등 노동자 출신 시인군을 끌어내며 80년대 초·중반 민족민중문학의 주체논쟁 한복판에서 ‘민중시의 시대’ 형성에 큰 기여를 했다.

 

1984년 민중문화운동협의회 창립회원,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재창립 회원으로 활동하며, 1985년 노동문화패 ‘두렁’ 등과 함께 인천으로 이전해 민족문학작가회의 인천지회 부회장, 인천민예총 사무국장과 부지회장, 2004년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위원장과 이사 등을 역임했다.

 

첫 산문집 「공장옥상에 올라」(1983)와 첫 시집 「취업공고판 앞에서」(1984) 이외에도 「대열」(1987) 「김미순전」(1993) 등 노동 관련 문학을 지속적으로 발표했으며, 서정시집 「지금도 그 별은 눈 뜨는가」(1997) 「저 꽃이 불편하다」(2002) 「오늘, 나는 시의 숲길을 걷는다」(2004) 등도 펴냈다. 1994년 제12회 신동엽창작상과 2003년 제5회 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

 

타계 직전 고인이 이사로 활동중이었던 작가회의는 장례를 ‘고 박영근 시인장(詩人葬)’으로 치르기로 하고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

 

강형철 작가회의 부이사장과 이해선 인천작가회의 회장, 허용철 인천민예총 대표, 장진영씨가 장례위원장을 맡았으며, 김정환씨가 호상을, 안도현 작가회의 시분과위원장, 이승철 ‘문우’ 대표, 신현수 인천 ‘문우’ 대표 ,송성섭 인천민예총 ‘친구’ 대표가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5일 오후 8시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문의 02) 590-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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