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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산과 들의 대화 - 손석일

산이

 

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들이

 

산을 올려다보고 있다

 

지척에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떨어져 있는

 

이들

 

이들은 몇 억겁을 두고

 

침묵의 터널을 통과하다가

 

갑자기 기적을 만났다

 

어둠을 통과하는 순간

 

이들은 우연히 강을 발견한 것이다

 

이래서 산과 들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유고시집 <파도> 에서

 

'산'과 '들'은 서로 내려보고 올려보리만큼 지척에 있으면서도 몇 억겁을 눈 먼 장님으로 침묵의 터널을 지나오다 우연히 강을 발견하고 비로소 대화, 즉 사랑이 시작된다.

 

C.융에 따르면 '물'은 '창조의 신비', '모든 생명의 어머니', '풍요와 성장'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사에 있어 중요한 것은 원근의 거리가 아니라 그 본질이다 할 것이다. 산과 들의대화, 즉 사랑의 시작은 바로 생명의 원천이며 사랑의 원천인 강의 발견에서 비롯되듯 너와 나, 남과 북, 우리와 세계도 바로 그 강물을 통해서 만이 가능해 짐을 새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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