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을 했다. 그러나 그 사랑이 끝나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고 나면, 그 사랑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사랑 후에는 어떤 것들이 찾아오는 것일까?
최초의 한일 공동소설 「사랑후에 오는 것들」(소담출판사)은 ‘최홍’이라는 한국 여자와 ‘준고’라는 일본 남자의 사랑이야기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46)와 한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42)이 남자의 시선으로, 또 여자의 시선으로 쓴 것이다.
처음 만난 자리부터 작품에 대한 강한 사명감과 깊은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두 작가. 두 나라 사이 어둡고 슬픈 역사는 피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실제 작업에서는 언어와 문화, 관습의 차이로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들은 남매처럼 서로를 격려하며 이 일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츠지 히토나리는 “섬나라에서 태어난 내 문체와 공지영씨의 문체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조용하게 서로 녹아들었다. 정말 이 작품에 어울리는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불행한 역사를 사랑이라는 인류보편적 감정으로 치유하려는 두 권의 동명소설을 두고, 이쯤되면 어떤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이 된다.
(한 권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두 권 모두 읽고 싶은 이들에게 네티즌은 공지영의 책을 먼저 읽을 것을 권한다. 공지영의 글은 감정에 치우쳐 있어 섬세하긴 하지만 읽는 도중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고, 반대로 츠지 히토나리의 글은 설명적이다. 때문에 츠지 히토나리 글을 먼저 읽고 공지영의 글을 읽는다면 이미 상황을 다 알고 보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
「사랑후에 오는 것들」의 감동은 두 남녀 작가가 릴레이하듯 써내려간 「냉정과 열정사이」에 못 미치는 듯 하다. 기획소설이라는 게 성공하기 힘든 작업이긴 하지만, (행여 독자들이 두 나라의 관계를 잊을까봐) 곳곳에 한국과 일본의 정신적·물리적 거리를 지나치게 강조한 것이나 작위적인 설정은 실망스럽다.
진열(?)해 놓고 싶을 만큼 예쁜 책 장정과 공지영이 연애소설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혹시’ 위로받을 수 있을까.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