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10여명에 불과하다는 생황연주자. 이에 버금가는 규모의 연주자들이 전주에 있다면 이 지역이 생황부흥지가 될 수 있을까. 전북전통음악연구회(회장 박용재, 이하 연구회)는 전북을 ‘생황 부흥’의 근거지로 삼고 싶어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당초 연구회는 전북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민속예술을 발굴하기 위해 꾸려졌다. 민속예술에 관심있는, 국악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소모임에서 민속예술을 발굴하고 자료화하기가 만만치 않아 주춤거리고 있을 즈음, 생황을 발견했다.
상원사 동종(725년) 비천상에도 등장하는 생황은 삼국시대부터 전해진 관악기다. 전통악기중 유일하게 한꺼번에 여러소리를 내는 화음악기며, 정악연주에 사용되고, 문인들의 풍류악기로도 애용됐던 멋의 악기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사라졌다. 2년전만 해도 생황연주자가 전국적으로 10여명에 불과하고, 도내에는 연주자가 없었다. 회원들이 생황에 주목한 이유다.
생황 탐구에 나서자 함께하겠다는 이들이 많아졌다. 김현주 김선태 김무철 서경숙씨외에 유승렬 김계선 최미진 박경미 이창선 손순화 강환직 최병호씨 등 도립국악원과 전주시립국악단 전주예고 등지에서 연주자로, 강사로 활동하는 이들이 참여했다. 마침 전북도 멘토링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생황교육을 지원받게됐다.
생황연구회 허지영부회장에게 연주법을 배웠다. 대부분 악기연주자들이어서 어렵지는 않았다. 석달동안 집중 교육을 받고 올 봄 번듯한 연주회도 세차례나 가졌다. 생소한 악기와 소리의 등장에 관객들이 처음에는 당황해했지만 마지막곡 연주때는 앵콜이 나오는 등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더욱 힘을 내게됐다. 올해는 생황에 관심있는 국악전공 대학생들에게 생황연주를 전수할 작정이다. 회원들이 멘티가 되어 17관 전통생황 연주법을 전수하겠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또 한단계 도약을 위해 개량 생황인 24관 생황을 다시 배울 참이다. 24관이 국악관현악과 잘 어울리는데다 현대음악도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황은 다른 관악기에 비해 연주법이 쉽고, 또 동시에 여러음을 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정악연주에 애용됐구요. 매우 의미있는 귀중한 전통악기인데 사라진거죠. 생황을 부활시키고 싶습니다.”
연구회는 생황을 보급해 대중화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악기제작이 되지 않는게 걸림돌이다. “생황 소리의 핵심은 떨판인데 국내에는 제작기술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수입해와요. 대중화하려면 악기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제작방법을 배워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방법을 찾고있습니다.”
연구회는 앞으로 초등학교에 생황연주단이 만들어질때까지 생황 보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초등학교에 연주단이 만들어질때 쯤이면 자발적인 확산 토대가 구축됐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빠르면 2∼3년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연구회는 오는 27일 도립국악원 목요상설무대에서 생황과 단소병주를 선보인다. 자체 발표회가 아닌 외부 연주무대에 처음 서는 것이다.
생황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면서 연구회 인기도 높아진다. 그러나 회원들은 그들의 바람대로 생황 저변확대 기미가 보이면 다시 민속예술 발굴작업으로 귀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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