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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 재활용은 불가능한가]②제작비 줄여주는 '보관창고'

세트·의상 사진찍고 목록화 남원시립국악단 관리모범 '10년전 소품까지 알뜰살뜰'

남원시립국악단의 공연 모습. ([email protected])

최근 무대가 가벼워지고 있다.

 

과거 각목이나 합판, 철제 등을 이용해 무대를 만들던 시대는 가고, 이동식 무대로 공연장 활용폭이 넓어지면서 걸게그림과 같은 무대미술만으로도 충분히 무대효과를 내고 있다. 그림막 몇 개면 왠만한 공연의 공간적 배경이 완성되기도 한다.

 

의상도 마찬가지다. 최근 ‘장희빈’을 공연한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은 의상을 제작하는 대신 경기도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조선시대 의상을 대여했다.

 

시대극에서 제대로 된 의상 한 벌 맞추는 데 드는 비용은 수십만원. 반면, 대여는 10만원이면 의상 한 벌을 구할 수 있어 출연진 50명의 의상비를 500만원에 해결할 수 있다.

 

임대로 의상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로 영화에 쓰이던 의상들이라 역사적 고증을 거친 것은 물론, 훨씬 정교하다. 보관하는 과정에서 습기에 노출될 염려도 없다.

 

그렇다면 세트와 소품, 그리고 의상은 보관가치가 없는 것인가.

 

무대가 간소화되고 의상 임대가 보편화되고 있지만, 반대로 세트와 소품, 의상을 제대로 보관하고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공연예술단체들이 재공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연비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 보관창고가 없어 무대장치와 의상들을 부분 혹은 완전폐기한 뒤라 재공연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초연비의 60∼70%의 비용은 필요하다. 이로 인해 공연예술단체들은 재공연으로 개발할 수 있는 고유의 레퍼토리도 갖지 못한다.

 

이에 반해 남원시립국악단은 10여년 전 공연의 무대장치와 의상까지 보관, 재활용 비율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남원시립국악단이 사용하고 있는 창고는 노암동에 있는 국악연수원 일부와 춘향문화예술회관 옥상, 구 남원시의회 지하 주차장 등이다.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다른 단체가 버린 세트나 사용하지 않는 세트를 대신 보관해 주겠다며 가져온 것들이 넘쳐나다 보니 창고 확보는 필수였다. 최근에는 기존 창고도 포화상태에 달해 춘향제 창고를 축제 기간 되돌려 주는 조건으로 얻어쓰고 있다.

 

오진욱 남원시립국악단 상임연출은 “늘 제작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공연이든 세트와 의상을 일괄적으로 새로 제작한 적은 없다”며 “공연이 끝나면 세트와 의상 등 대부분을 창고에 보관해 뒀다 이를 사진과 함께 목록화시켜 다른 공연에 재활용한다”고 말했다.

 

남원시립국악단은 창고에 새로 들어온 무대장치가 일정 분량에 이르면 춘향문화예술회관을 대여, 정리작업에 들어간다. 세트와 소품 등 무대장치만을 설치해 놓고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놓는다.

 

목록화 작업으로 훨씬 용이해진 세트 재활용은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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