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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체험 통해 문화적 동질감 높여요"

문화공간 '싹', 이주여성 나라 문화소개...가족간 전통놀이 경험·만들기 작업 등

지난 주말 오후 문화공간 싹. 바닥에 펼쳐진 큰 도화지에는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 일본의 전통의상이 그려지고 있다. 버려진 이불은 필리핀 전통 자동차로 재활용되고, 대나무 돗자리는 베트남의 바구니배로 변신중이다. 공간안에 동남아시아 문화가 혼재되어 있다.

 

문화공간 ‘싹’(대표 채성태)이 동남아시아 전통문화를 들고 8∼9일 장수군 번암면 논실마을을 찾아간다. 장수논실마을은 이주여성들과 지역주민들의 공동체모임이 활발한 곳. 지금은 고인이 된 논실마을 운영위원 조문익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문화프로그램을 들고 마을을 찾는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미술체험-가족Ⅰ’. 다양한 문화체험을 매개로 다문화가족 구성원들간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주여성 가족은 가족 구성의 특성상 구성원들간 이질감을 느낄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우리사회를 보면 이주여성들에게 우리문화를 받아들일 것은 요구하면서도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적더군요. 이 프로그램은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또 그들의 가족들이 이주여성 나라의 문화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얻고 이해하는 자리로 준비했습니다.”

 

채성태대표는 이주여성들이 한국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을 ‘문화적 차이’로 꼽은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주여성대상 문화적응 프로그램 대부분이 한국문화체험 중심이어서 역으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풍토를 만들고 싶었단다.

 

프로그램은 각 나라의 풍속화, 의상, 악기, 음악, 춤 등으로 구성됐다. 이주여성들의 나라 민속음악을 듣고 이 선율을 몸짓으로 표현해 보고, 이를 다시 미술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선으로 그려본다. 음악과 미술, 무용 등 여러 예술분야의 언어를 아울러 보는 것이다. 또 각 나라의 풍속화를 통해 기후적 특성이나 생활모습도 알아본다. 자연의 놀잇감을 활용해 이주여성 나라의 전통놀이도 경험해보고, 만들기 작업을 통해 가족간 마음도 나눠본다. 다양한 예술체험을 통해 문화적 동질감을 이뤄 나간다.

 

이 프로그램에는 버려진 자원이 적극 활용됐다. 자체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한 탓이다. 도문예진흥기금 360만원은 자료책 제작과 행사진행비로도 버거운 상황. 싹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이 음악 영상 미술작업에 적극 참여했다.미술인들은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악기 하나, 문양 하나에도 각 나라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이 담겨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들려준다.

 

논실마을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의 결과물은 10월 9일부터 31일까지 싹에 전시한다. ‘미술체험-가족Ⅰ’ 프로그램을 보완해 도내 타 시·군에서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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