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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 박동화' 연출 맡은 류경호씨 극본 쓴 최기우씨

"젊은시절 갈등 초점"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치열한 작가정신"작가 최기우

연출가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위), 작가 최기우씨. ([email protected])

‘佳人 박동화’ 연습현장.

 

선배를 향한 존경으로 연습현장은 진지하다가도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짐작할 수 없는 설움이 북받쳐 오르기도 한다.

 

극본을 쓴 최기우씨와 연출을 맡은 류경호 전북연극협회 회장은 전북 연극의 역사를 재현하는 일에 그 감회가 남다르다. 2003년 ‘상봉’으로 전국연극제 대통령상과 희곡상, 연극상을 일궈낸 둘의 탄탄한 만남이다.

 

 

△ 연출가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

 

‘佳人 박동화’는 전북연극협회가 우리 지역 연극의 역사를 일깨우고 나아가 대를 잇는 정통성 확보를 염두에 두고 제작한 작품이다. 의욕적으로 준비한 만큼 연출도 류경호 전북연극협회 회장이 직접 맡게됐다.

 

류회장은 “선생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끊임없이 무대공연을 통해 연극의 대중화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1부는 선생이 신문사에 다니고 문학활동을 하는 등 연극에 정착하기까지 젊은시절 겪은 갈등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시대적인 것들이나 고유명사 등이 많이 나오다 보니 일반 관객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어요. 본질을 왜곡시키지 않는 선에서 관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적극 활용할 생각입니다.”

 

류회장은 “선생의 작품과 일기, 신문기사 등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쓴 대본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했다”며 40% 정도는 허구라고 말했다.

 

그는 “연극인들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연극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보다 더 의미가 있다”며 “2008년 선생의 추모 30주기에 맞춰 제작할 2부는 선생이 전주와 전북을 기반으로 많은 희곡을 쓰고 연출했던 60·70년대가 중심이다”고 밝혔다. 이후 선생의 자료집 발간과 유품 정리 등 후속작업도 이어갈 계획이다.

 

 

△ 작가 최기우씨

 

박동화의 작업을 그는 ‘글쓰기 노동자의 도도한 투쟁’이라고 표현했다.

 

“박동화를 거슬러 올라가면서도, 끊임없이 흔들렸다”는 작가 최기우씨. 그러나 ‘글쓰기 노동자’로서 시인, 소설가, 기자, 극작가로 이어지는 그들의 삶의 행로는 닮았다.

 

“연극인의 대부격으로 막연하게만 느끼고 있던 박동화의 삶을 이 작품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게됐습니다. 글 속에 살아있는 치열한 작가정신과 자존심을 느끼며 작가로서 선생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됐죠.”

 

그는 “대다수의 예술인들이 자존심을 팔던 시절, 선생은 가난하고 서글프지만 스스로 외로워지는 용기를 보여줬다”며 이번 작품이 박동화의 전 생애가 아닌, 1930∼50년대를 먼저 주목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평소 집중해서 빠른 시간내 극을 완성하는 최씨지만, 이번 작업은 자료 수집부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사회적으로 ‘박동화’란 이름을 쓰고 있는 인물들이 많았으며, 선생이 예명으로 쓴 글을 밝혀내는 일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과거에는 박동화를 연극인으로 기억하는 자료들이 극히 적었다”며 “잊혀진 위인을 되살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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