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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문화재 가치에 주목

우리땅걷기 모임 '제1회 길 문화 축제' 열어

길에서 죽어간 원혼들을 달래는 '길거리 원혼 굿' 행렬. ([email protected])

“상여꾼들이 왜 이렇게 웃어?”

 

“호상(好喪)이여. 호상.”

 

길에서 죽어간 수많은 원혼들. 그 쓸쓸한 죽음이 호상일 리 없지만, 축제는 축제다. 길에서 죽음을 맞이한 영혼들을 위로하는 굿판이 11일 길 문화 축제 안에서 열렸다. 안전한 보행과 보행로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5월 창립, 전국에서 3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모임(이사장 신정일)이 10일부터 12일까지 전주에서 ‘제1회 길 문화 축제’를 열었다.

 

10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길박물관 건립과 역사적인 옛 길의 문화재 지정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신정일 이사장은 “영남대로 상의 중요한 길목이자 백두대간을 통과하고 있는 문경새재에 길에 관한 모든 것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길박물관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서울에서 해남을 거쳐 제주로 가는 삼남대로 길목에도 ‘삼남대로 길박물관’(가칭)을 만들자”고 말했다. 그는 또 “‘삼남대로 길박물관’의 위치는 삼례의 비비정 건너편(전주시 화전동 원화전)이 좋을 것 같다”며 “비비정에서 줄배를 이용해 만경강을 건너면 도착하게 되는 화전동에 박물관과 옛날 길손들이 쉬어갔던 원(阮)을 조성해 숙박소와 현대적 개념의 쉼터 등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임태순 서울신문 부국장은 “역사의 현장, 문화재로서의 가치 등 옛 길에는 이야기가 녹아있을 뿐만 아니라 탐방로와 자전거도로 등으로 현재적 활용가치가 높다”며, 옛 길 중 보존상태가 양호하거나 전설·유래를 간직한 구간을 우선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병천 전국지리교사연합회장은 “옛 길에 대한 법률적인 보장을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보상문제와 국토계획적 관점에서의 활용 등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발로 우리땅을 걷자는 의미에서 ‘길의 날’로 지정한 11일에는 한옥마을에서 ‘팔도보부상, 다 모였네!’ ‘길거리 원혼 굿’ ‘막걸리 대동굿’ 등 주민들을 위한 축제가 펼쳐졌다. 12일에는 문수사와 무장읍성 답사와 함께 해리면에서 선운산을 넘어가는 ‘우리 땅 걷기’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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