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산학협력 프로젝트 팀 '전주'의 창작판소리 '한옥마을'
“승암산 굽어돌아 온고을을 감싸도니 범상치 않은 자태, 그것은 전주천이라. 한벽당 지둥에 기대 흐르는 강물 바라보니 마음이 동 허고도 동 허는디. 무릇 왕조의 기품이 넘치는구나. 부서지는 물결마다 은빛 햇살 머금고는 팔작지붕 곳곳마다 스밀 적에 묻어나는 단아함은 열여덟 처자의 순정만 같더이다. 여기인즉슨 한옥마을이렸다!”
“베테랑의 칼국수도 유명허고 남양집의 오모가리탕도 땡기는디, 그리도 전주허면 콩나물국밥이라. 뜨건 짐 모락모락 얼큰헌 육수다가 짠 김치로 간을 허고, 아 처녀다리짝 같은 콩나물 그득허니 담아내니 푸짐허고. 거그다 청양고추 썰어넣고 시큼쌉쌀 깍두기 얹어가꼬 한 술 떠넣는디. 에허, 달봉이 잘도 쳐먹는구나! 그새 송아지 배때아지 맹키로 배 나온 거 보소!”
주인집 아씨를 사모하는 마당쇠가 아씨를 모시고 한옥마을 나들이에 나섰다.
‘태조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 ‘소리가 발길을 붙잡는’ 전통문화센터, ‘작가의 혼이 살아있는’ 최명희문학관,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한옥생활체험관…. 판소리로 듣는 한옥마을은 더 구수하다.
전주 한옥마을이 지역 대학생들에 의해 판소리로 만들어지고 있다. 프로젝트 팀명 ‘전주’의 창작판소리 ‘한옥마을’.
전주대 X-edu사업단 교육과정 중 산학협력 프로젝트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최성곤 유상민 박영애(한국어문학부) 이미선 이윤진(문화관광학부) 김현수씨(정보기술학부)의 신선한 발상이다.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증가하고 있지만, 관광동선이 짧고 문화공간들이 태조로 주위에 밀집해 있다 보니 정작 관광객들이 머무르는 시간은 짧은 것 같아요. 한옥마을 홈페이지에도 한옥마을 소개 동영상이 있지만, 관광객들에게는 보다 많은 정보를 흥미롭게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를 소개하는 데 있어 시각을 달리하고 싶었다”는 이들은 “전주하면 그 중심에 한옥마을이 있고, 소리 고장인 전북의 특징을 살려 창작판소리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판소리 사설을 쓴 최씨는 “수업 중에 판소리 사설을 써본 적이 있어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며 “학생이다 보니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며 웃었다.
기행 형식에 남녀의 애정을 맛깔스럽게 더한 창작판소리는 전주천이 내려다 보이는 한벽당에서 시작해 전통문화센터, 오목대, 경기전, 왱이집, 한옥생활체험관, 전통찻집, 최명희문학관 순으로 이어진다. 소리는 송명옥 김광오씨가 맡았다.
“중간에 소리꾼이 바뀌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달 말까지는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들이 만든 창작판소리가 한옥마을을 홍보하는 데 쓰이면 더없이 좋겠죠.”
팀명 ‘전주’는 ‘전주의 주춧돌’의 줄임말. 창작판소리로 한옥마을을 밖으로 알리려는 이들이 바로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의 주춧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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