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대한 관심이 적지않다. 누구나 예외없이 한두가지쯤은 암예방수칙을 기억하고 이를 실천한다. 평균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남자는 3명 중 1명, 여자는 5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가 있을 만큼 암은 '낯익은' 질병이 됐다.
그러면서도 암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막연한 불안감이나 공포심만 앞세우고 있을 뿐이다. 전북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임창열 교수의 자문을 얻어 '암'에 대해 알아본다. 전북대병원 임상연구소장이기도 한 임 교수는 "정보홍수속에 살면서 암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들이나 주변의 경험담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당수 떠도는 암에 대한 정보들이 비상식적이거나 잘못된 정보가 많은 만큼 환자와 가족들은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암치료는 반드시 전문가인 의사와 상의를 거친 뒤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Q. 암의 종류는 얼마나 되나?
A. 암의 종류는 크게 100∼500여가지로 나눈다. 하지만 같은 부위라도 조직형과 위치 등을 세세하게 따지면 셀수없을 만큼 많다.
암은 살아 있는 세포가 있는 부위라면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혈액 순환이 없는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에는 암이 생기지 않는다. 심장부위에도 암발병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극히 드물다.
한국인에서 가장 흔한 암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경부암 등이다.
암은 암세포의 발생기원에 따라 '결체직성 종양'과 '상피성 종양'으로 나눌수 있다. 결체조직의 경우 피부밑이나 장기사이에 있는 지방이나 근육같은 조직을 말하고, 결체직성 종양에는 '육종'이라는 접미어가 붙는다. 상피세포는 겉피부를 덮고 있는 편평세포,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을 덮고 있는 점막의 세포 등을 말한다. 유방의 유선, 갑상선, 전립선 등 물질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 세포에서 기원한 암은 '선암'으로 불린다. 상피성 종양에서는 '암종'이라는 접미어가 붙어 편평세포암종, 선암종 등으로 부른다.
Q. 암의 원인과 예방가능성은?
A. 암의 원인의 70% 정도는 흡연, 감염, 음식 등의 환경요인이 차지한다. 유전적인 원인이 5%인 것을 감안하면 그릇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위험요인을 피하면 암의 예방이 가능하다고 본다.
Q. 조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A.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암발생인구의 ⅓은 예방가능하고, ⅓은 조기진단만 되면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⅓의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1·2기의 비교적 초기에 발견되면 수술 등을 통해 상당수 완치가 가능하다. 위암과 대장암의 경우 조기발병땐 완치율이 90% 수준이다.
3기에는 완치율이 50%수준으로 급감하고, 4기 이후에는 완치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지만 림프종(임파선암), 생식세포암, 백혈병, 일부 소아암 등은 4기라도 완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호르몬치료를 받는 갑상선암환자는 그나마 행운'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어떤 암이든 고통스럽고 치료가 험난하다.
Q. 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A. 대부분의 암이 말기가 되기 전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필수적이다. 간암, 대장암, 난소암, 고환암 등은 혈액검사로 암을 진단할 수 있지만 제한적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은 직경 3㎜ 이상의 암을 찾아낼 수 있다. CT와 MRI 기능을 개선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 나왔지만 그렇다고 모든 암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암의 확진은 조직과 세포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Q. 10년전과 비교해 주요 암의 순위가 변동이 있다는데?
A. 전국적으로 지난 95년 암으로 사망한 남성 중에서 간암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반면 지난해에는 폐암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폐암,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으로 인한 사망이 늘어나고 위암, 자궁암으로 인한 사망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서구화로 인한 영향이 큰 것같다.
Q. 암에 칼(메스)을 대면 온몸에 퍼진다?
A. 암수술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암 조직을 만지지 않고 수술하는 것이다. 다만 암조직을 메스로 베어내거나, 복강 내에서 암조직이 파괴되는 경우엔 암세포가 퍼질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을 하는 외과 전문의들은 경험이 풍부하고 원칙을 앞세워 수술에 나서는 만큼 그다지 걱정할 사안은 아니다.
현재로선 암의 절제가 항암치료의 정점이며,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수술 이외의 다른 치료법을 고려한다.
Q. 암도 전염되나?
A. 대부분의 암은 전염되지 않지만, 일부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는 암이 있다.
간암과 자궁경부암의 경우가 그렇다. 모두 바이러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Q. 항암제를 쓰면 왜 머리카락이 빠지나?
A. 항암제는 암세포는 물론 정상적인 세포도 공격한다. 특히 머리카락이나 입이나 점막 등 성장이 빠른 곳을 집중공격하는 성향이 있다. 이로 인해 탈모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모든 항암제가 탈모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또 대부분의 탈모는 치료가 끝난 후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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