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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범시인의 향수어린 책] 월남이선생실기(月南李先生實記)

개화기 위대한 선각자...월남선생 일생 정리해

<월남이선생실기> (월남선생실기출판소, 1927)하며 나는 월남 이상재(李商在, 1850-1927)선생을 마음 속에 모시게 되었다. 이 책의 구입은 1950년대 전주의 헌책방에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월남선생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이렇듯 위대한 선각자요 지도자가 우리나라 개화기와 일제암흑기에도 계셨던가, 뒤늦게 알게 되어 부끄럽기까지 했다.

 

이 책은 월남선생 유해를 사회장으로 1927년 4월 7일 서춘군 한산면 종지리 옥마산(玉馬山) 유택에 모신 후, 2개월여에 선생의 일생을 정리 간행한 실기다 저작·발행자는 김회동(金 東), 국판 194면, 값 1월, 송료 4전으로 되어 있다.

 

이종린(李鍾麟)·송진우(宋鎭禹)·이승훈(李昇薰)의 서문, 이상형(李相協)의 추도시, 신석우(申錫雨)의 애도휘호에 이어, 선생의 진상(眞傷)과 유목(遺 ), 발인 및 영결식 사진이 담겨 있다. 본문에서는 선생의 생애와 일화. 유고, 그리고 사회장장의(莊儀)·조사·만장 등을 볼 수 있다.

 

일화 중 한 대문을 옮긴다. 선생은 손자(李弘稙)의 배재고보 졸업식에 참석, 총독과 도지사 대리의 두 조선인이 일본말로 축사를 마친 후 선생이 내빈축사를 하게 되었다. ‘여러분 조선말 들으실 줄 아시오. 나는 일본말을 몰라서 조선말로 하오.’ 우리말로의 축사이자 장내는 숙연해지고, 일본말 축사였던 두 사람의 얼굴빛을 잃게 하였다는 일화다.

 

이종린은 서문에서 ‘황금으로도 선생의 지킨바 뜻을 빼았지 못했고 권력으로도 선생의 의기를 굽힐 수 없었다’ (黃金不能奪其指 權力不能 其儀)고 했다. 이 구절을 다시금 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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