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는 통 갈 일이 없는 요즘 아이들.
그러나 이 아이들에게는 재래시장이 교재다. 이것 저것하면서 사람들과 주고받는 감동의 정도가 성적표에 기록된다.
‘중딩들의 판’이 시장에서 가장 높은 곳 옥상에서 펼쳐진다.
남부시장 옥상축제 ‘하늘 정원 페스티벌’이 12월 2일 오후 3시 남부시장 상가번영회에서 열린다.
전주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단장 김병수)이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남부시장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 남부시장이라는 생활문화공간을 다양한 문화예술로 해석해 지역과 공간, 삶과 문화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해를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여름에는 그동안 방치돼 왔던 남부시장 상가 옥상을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바꾸기도 했다. ‘하늘 정원’은 그 때 만들어진 공간. 콘크리트 바닥에 색을 입히고 보기 흉한 곳에는 그림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이번 축제는 기획부터 실행까지 지역의 중학생들이 직접 만들어간다.
성심여중, 서전주중, 전북중학교 3학년생 중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로를 결정한 50여명이 그 주인공. 사진팀과 영상팀, 기획팀으로 나눠 재래시장인 남부시장의 오랜 전통과 정을 담아내기로 했다.
사실 남부시장과 아이들의 첫 만남은 서먹서먹했다. “대형 마트가 아닌 재래시장을 둘러보고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처음에는 모두 낯설었다”는 아이들. 이들은 “남부시장에서 멋진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삶을 진심으로 들여다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축제 기획은 성심여중 학생들의 몫. 전북중 학생들이 꾸미는 ‘남부시장 사진관’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남부시장 풍경과 인물을 중심으로 구도심 공간을 읽어본다.
서전주중 학생들이 만든 단편영화는 주제가 넓다. 남성 지위는 어른에게서 전염된다는 내용의 ‘T3’,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느끼는 아픔을 담은 ‘소외된 아이’, ‘기도를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질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기도를 하다’, 한 소녀의 데자뷰를 그린 ‘뫼비우스의 띠’가 차례로 상영된다.
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의 지도교사 박규현씨는 “처음 시장을 교재로 삼고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을 때는 막연한 것 투성이었다”며 “아이들과 함께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동안 시장 사람들의 음성과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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