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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내게로 왔다] "풍요로운 삶의 원칙, 땀 흘려 일하는 것"

노동하며 기도하는 삶 - 전희식(생명평화결사 위원장)

2006 초록시민강좌에서 전희식 생명평화결사 위원장이 '노동하며 기도하는 삶'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위),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북일보가 공동으로 진행한 2006초록시민운동강좌의 마지막인 열번째 강좌에 참여한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2006초록시민강좌 열 번째 강연은 전희식 생명평화결사 위원장이 ‘노동하며 기도하며 사는 삶’을 주제로 자신의 삶의 원칙과 지난한 삶의 이야기들을 풀어갔다.

 

전씨는 노동의 노(勞)자는 힘을 써서 이마 위에 땀이 나는 것을 의미한다며 몸을 움직여 땀이 나게 하는 생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모든 명상의 궁극적 목표는 번뇌, 망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인데 노동을 하면 잡념이 사라진다는 것. 굳이 비싼 돈을 내고 선원 등에 다니지 않더라도 노동을 통해 삶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현재 자신의 삶의 50%는 일하는 순간이라며 최소 20% 정도의 삶은 육체노동을 하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좋다고 덧붙였다.

 

 

노동운동가에서 귀농인으로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 전씨는 ‘농선(농사지으며 선수행하기)’이라며 나름의 선 수행 방법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모든 사물과의 말 걸기를 시도한다는 것.

 

전씨의 두번째 생활원칙은 기도하기.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시간을 두고 기도한다는 것이다. 이때 하느님이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생각으로 충분히 오래 기도한다. 60억의 바램 및 민원을 접수, 해결하기에 하느님이 얼마나 바쁘겠냐는 것이다.

 

반면 전씨는 자신의 생활에서는 ‘아즉행(阿卽行)’을 강조했다. 어떤 생각과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번뜩이는 순간, 그것을 행한다는 것이다. 느낌이 사리판단보다 우선하기에 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에 나섰을 때도 ‘핵폐기장을 반대하는 사람이 어떻게 전기를 함부로 쓸 수 있느냐’는 생각에 전기사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때문에 전씨 집에는 가족들이 잠드는 순간 모든 가전제품도 잠든다고 한다.

 

전씨는 삶이 노동으로부터 분리된 순간부터 현대인의 삶은 망가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노동이 빠진 책상물림 공동체에 머무르면서 삶의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씨는 혹여 살아가는 속에 노동할 공간, 여건이 없다고 불평하는 분들은 손과 발을 쓰는 봉사활동 현장을 찾아가라고 권했다. 노동이 삶의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연에 앞 서 전 위원장은 초록시민강좌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말했다.

 

초록시민강좌를 본래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번 강연에 정식 등록을 했으며 정식 등록을 하고 나니 돈이 아까워 자의반 타의반으로 강연을 들어 왔다는 것.

 

전씨는 우선 강연의 장소가 맘에 들지 않는 다는 점을 들었다. 강사와 청중이 쌍방향 소통하면서 강연의 기운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것이 올바른 강좌인데 비해 초록시민강좌는 강사와 청중이 분리된 좌석배치로 소외된 청중으로부터 소외된 강사를 만든다는 것이다.

 

또 초록강좌에는 노동이 없어 아쉽다는 것이다. 부모가 삶의 금과옥조라며 자녀에게 무수한 잔소리를 하지만 아이의 생각과 행동양태를 바꿀 수 없는 것처럼 행동이 없는 강연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머리로 아는 것을 손발로 행할 수 있는 데는 끊임없는 반복과 노력이 있어도 30년이 걸리는 것처럼 결국 행동 속의 모범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것의 반대는 싫어하는 게 아니고 무관심이라며 애초 초록강좌의 일정에는 농도인 전북과 우리 삶의 근간인 농업이 빠져서 싫어했다는 것. 귀농인 안치환씨가 강사로 나서게 된 것도 무언의 압력을 통해서였다며 내년, 내후년 계속될 초록시민강좌가 개선해 나가야 할 점들을 지적했다.

 

 

*2006초록시민강좌의 마무리인 열번째 강연에서 ‘음식의 정치경제학, 도마 위에 오른 밥상’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었던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강연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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