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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그룹 리더십'으로 지역발전을 - 이정식

이정식(안양대 교수)

다사다난했던 병술년(丙戌年)을 뒤로 하고 정해년(丁亥年)의 새해가 밝아왔다. 복되고 탐스러운 돼지의 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가 금년에는 갈등과 질시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과 화합을 통해 국운 융성의 한해가 되기를 먼저 기원한다. 우리 도민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동안 도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새만금 사업은 방조제의 완공을 계기로 사업추진이 점차 가시화되어 가고 있다. 도민들의 집념과 끈기의 결실이 맺어진 셈이다. 이제 새만금 사업에 쏟아 부었던 열정과 노력을 전북의 새로운 도약에 필요한 성장동력의 발굴과 추진에 몰입(沒入)하는 금년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화와 지방화 시대에 걸맞는 지방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미국은 기업가형 지방경영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지방정부 부문에 기업가 정신과 경쟁요소를 도입해 지역주민들의 만족을 극대화하고, 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해 그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일본도 지방의 경쟁력을 제고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자는 사고(思考)의 틀 속에서 지방화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국내외 여건변화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서 지역발전의 성장동력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고 실천하는 데에는 누구 혼자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바로 그룹 리더십(group 또는 syncretics leadership)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이것이 성장동력을 키우는 지방화 시대의 핵심 요소이다.

 

그룹 리더십이란 지방자치단체의 장, 대학의 총·학장, 연구기관, 기업가 대표, 언론계, 시민단체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조정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면 기업의 유치와 활동에 필요한 자금, 인력, 시장개척, 관련 행정서비스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각종 협의회 등을 구성하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노력이 그것이다. 이해 당사자들 간의 반목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지역 거버넌스(governance)의 묘미를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첨단산업단지인 미국의 리서치 트라이앵글(Research Triangle)과 프랑스의 소피아 앙띠폴리스(Sophia Antipolis)는 그룹 리더십에 의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함께 세방화(世方化) 시대에 적응해 갈 수 있는 도민들의 가치관과 행태 등 의식구조의 변화도 중요하다. 개인과 집단, 그리고 지역이기주의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지방화와 애향심은 다르다. 다른 지역보다 뒤떨어졌다는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우리 도민들도 남보다 앞서 갈 수 있다는 자부심이 발휘되어야 한다. “일을 하는데 편법을 쓰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처리한다”라는 논어의 옹야편(雍也篇)에 나오는 행불유경(行不由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우리나라와 전라북도의 밝고 찬란한 한해를 염원해 본다. 모든 일에 항상 정도(正道)를 따르겠다는 다짐과 함께….

 

 

<프로필>

 

△임실 △서울대 △국토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 △국토계획학회 상임이사 △대통령비서실 사회간접투자기획단 자문위원 △ 국토연구원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안양대교수 △저서 ‘국토개발동향과 과제’

 

/이정식(안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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