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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오광해 임택준씨 '오만잡것의 소통'

'세 사람이 걸어왔다 展' 11일까지 전북예술회관...화가와 시인 세상사는 이야기

'세 사람이 걸어왔다' 전시회를 여는 임택준 오광해 박남준씨(왼쪽부터). ([email protected])

닭띠 동갑내기들의 세번째 외출이다. 경남 하동 악양에 터를 잡은 시인 박남준과 강화 석모도에 사는 서양화가 오광해, 그리고 전주 모악산의 임택준씨. 개성 뚜렷한 세 사람은 서로를 ‘친구’라고 소개한다.

 

“20년 지기죠. 좋은 친굽니다. 잘 어울려요. 서로 간섭하지도 않고…. 셋이 있으면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지인들도 기다리는 것 같아요. 이맘때쯤이면 셋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죠.” 덤덤한 소개다.

 

셋은 굿판에서 만났다. 보름날마다 전주 다가공원에서 벌어졌던 굿판 ‘겐지겐’에서 어울리며 통했다. 굿판은 그쳤지만 이후로도 꾸준히 연을 맺어오다 2002년 셋이서 판을 벌이기로 투합했다. 공간을 만들어 셋의 활동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해 전북예술회관에서 ‘세 사람이 걸어왔다’를 내걸고 전시를 열었다. 그리고 2004년 서울 나들이에 이어 올해초 전주에서 다시 전시를 갖는다.

 

“2년에 한번씩 전시를 열기로 했어요. 전주에서 한번, 타지에서 한번, 이런 식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2006년에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음력으로는 2006년이니 비엔날레는 지킨 셈이죠.”

 

화가들은 전시가 일상이지만 시인은 무엇을 내놓을까.

 

“모두 그림을 들고 옵니다. 주제를 정하는 것도 아니고, 2년동안 살아온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박시인도 그림으로 글을 써옵니다. 한지에 먹으로 그림도 그리고 짧은 글도 넣어오죠. 시화(詩畵)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죠.”

 

오씨는 소나무를 담아온다. 조선소나무를 좋아하는 그는 힘있는 필력으로 역동적인 소나무를 화폭에 담아낸다. 임씨는 일상의 단면단면을 클로즈업해 삶을 이야기한다. 상징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내놓는다. 3인3색이지만 한 공간에 모아놓으면 그런대로 조화를 이뤄낸단다.

 

“그동안의 삶의 흔적, 발자취를 끄집어 내는 전시죠. 모두들 생각과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시대를 향한, 또는 생활을 향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펼쳐보입니다.”

 

‘세 사람이 걸어왔다 展’은 5일 오후 6시 전북예술회관 4전시실에서 개막한다. 11일까지.

 

임씨가 덧붙인다. “셋의 소통 뿐아니라 전국에 흩어졌던 ‘오·만·잡·것’들의 만남의 터가 될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니 이만하면 의미있는 자리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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