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규 개인전' 전주 문화공간 싹
젊은 작가 송대규(29). 그는 평면과 조형작업의 한계를 일찍 느꼈다. 관객과의 소통에 왜곡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보다 솔직한 소통을 찾아나선 것이 퍼포먼스. 삶과 예술이라는 관념적 괴리감의 격차를 좁힐수 있는 가장 리얼리즘적 작업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퍼포먼스에서조차 벽에 부딪혔다. “여전히 바라보는 관객, 표현하는 작가, 한정적인 시간과 공간성, 이해하거나 오해하거나 혹은 자의적으로 규정짓는 사고의 틀을 좁히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소통의 일방성이 여전했지요.”
그래서 택한 것이 관객에게서 메세지를 얻어오는 방법. 현재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지난해말 그가 기획·진행한 ‘퍼포먼스 프로젝트-응시(GAZE)’는 바로 작가의 작업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을 기록한 것이다. 전주 관통로와 곰솔나무, 신 도청사 사거리에서 게릴라처럼 진행한 퍼포먼스를 통해 그는 많은 관객을 만났다. “‘응시’는 전주라는 지역에 대한 이해와 공존의 방법을 이야기하는 퍼포먼스였습니다. 그래서 장소도 전주의 과거와 오늘, 또 소통의 중심지를 찾은 것입니다. 그러나 퍼포먼스의 보다 근본적인 목적은 퍼포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일방적으로 던지는게 아니라 퍼포머의 1차적인 메세지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얻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많은 시민들이 퍼포머와 함께 퍼포먼스에 참여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바로 전시장에서 말이죠.”
10일 전주 문화공간 싹에서 개관한 ‘미디어 퍼포먼스 프로젝트 응시-송대규 개인전’은 바로 지난해말 진행한 ‘퍼포먼스 프로젝트-응시’의 영상기록물로 채워졌다. 어항을 머리에 쓰고 일상을 채워나가는 퍼포머, 곰솔나무에 가지가 되어 매달린 퍼포머, 크레인에 거꾸로 매달린 소나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통제되지 않은 시선과 표정들이 영상으로 상영된다. 그리고, 전시장안 영상물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도 어디선가 기록되고, 다시 모니터로 상영된다. 끊임없는 소통이 이뤄진다.
“일방적인 소통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방법입니다. 작가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내는 시간과 공간속에서 메세지를 찾아내고 싶은 것이지요.”
그의 개인전은 삶의 일부, 또는 단면 단면이 바로 퍼포먼스임을 깨닫게 한다. 삶과 예술의 공존이다.
전주전시와 함께 12일에는 서울 갤러리 킹에서 초대전을, 또 ‘프로젝트-응시’에 참여했던 작가들은 같은날부터 이웃 공간(갤러리 꽃)에서 한 주제로 전시를 한다.
‘관객들의 반응이 현상학적 진실’이라는 그의 믿음은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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