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소재지는 삶의 중심이었다, 불과 십여년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소재지에 모여 관계를 맺었다. 소재지는 개인과 이웃, 사회를 엮어주는 소통의 공간이었다. 소재지는 또 활기가 넘치는 생명의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도 시대의 변화에 비켜서지 못했다. 농경에서 산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교육을 위해, 생계를 위해 소재지를 떠나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사람들은 이제 소재지를 버리고 공룡같은 도시로, 도시로, 모여든다. 사람을 잃은 소재지는 황량해지고 있다.
사진작가들이 ‘면소재지’를 앵글에 담았다. 엄밀히 말하면 옛 영화를 잃어가는 소재지의 황망한 모습을 기록했다. 김춘식 박성민 박의숙 서영주 양진영 이형구 정명수 정용석씨. ‘사진을 매개로 함께 활동하는 이들’이 4년여동안 담아온 모습이다. ‘면소재지-8인전’(1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9일부터 25일까지 전주 갤러리 봄).
“면소재지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진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찍을 것이 많은 곳이죠. 현재의 면소재지에는 세월과 삶의 흔적만이 남아있습니다. 비어버린 공간만이 있는 셈이죠.” 이들은 주말을 이용해 면소재지를 찾았다. 가깝게는 금마 황등 함열 등지로부터 흥덕 무장 등 도내의 면소재지를 순례했다. 그리고 제각각 주제를 정해 기록작업에 나섰다.
김춘식씨는 소재지에 남아있는 사람에 주목했다. 결국은 노인들뿐이다. 박성민씨는 이제는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전깃줄을 품은 하늘을 기록했다. 박의숙씨는 버스정류장을, 서영주씨는 소재지라면 으레 한곳쯤 들어선 새마을창고를, 양진영씨는 장터를, 이형구씨는 골목길을 담았다. 정명수씨는 고향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의 기재인 굴뚝을, 정용석씨는 이젠 흔한 풍경이 되어버린 빈집을 포커스에 넣었다. 각각의 시선으로 면소재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오프닝은 13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 작품 판매수익은 농촌 독거노인돕기에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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