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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속은 '일본판 안네의 일기'

역사적 사실 교묘히 왜곡, 가해자를 피해자로

나치 치하의 숨막히는 고난을 적나라하게 그린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감동을 준다. 끝내 나치에게 희생된 이 어린 소녀의 실제 이야기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눈물과 함께 인류가 다시는 이런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요코이야기'는 '안네의 일기'를 닮았다. 11세 소녀 요코가 2차대전 말기 전쟁 때문에 겪어야 했던 고난을 생생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이 책 뒷표지에는 이것이 "용기와 생존의 실화(true story of courage and survival)"라고 적혀 있다. 이 책을 출판한 것도 바로 '안네의 일기'를 낸 출판사다.

 

 

미국인들은 '요코이야기'에 감동했다. 그래서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그린 이 책을 청소년들에게 평화와 불굴의 의지를 가르치기 위한 학교 교재로까지 쓰고 있다.

 

그러나 '요코이야기'는 '안네의 일기'와는 다르다. 교묘한 가면을 쓰고 있을 뿐이다.

 

안네는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 소녀였다.

 

요코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의 딸이다.

 

요코의 아버지는 '만주에서 한 일 때문에 스스로는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현상금이 걸린 일제 고위 관리였으며, 전후 시베리아에서 6년을 복역한 전쟁 범죄자'였음은 바로 이 책에 쓰여 있다. 수 백만명을 희생시킨 전쟁의 책임이 있는 범죄자 가족이 '나도 희생자'라고 주장하는건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안네의 일기는 실화이다. 공포에 떨며 그날 그날의 일을 적은 실제 기록이다.

 

'요코이야기'도 실화일까?

 

저자는 오빠와 관련된 2가지만 빼고 모두 실화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요코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들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요코는 1945년 7월 29일 수 주 째 계속되던 미군기 폭격의 공포를 뒤로 하고 야밤에 기차를 탄다.

 

요코가 살았던 함경북도 나남지역을 공습했다는 미군 B-29기는 정작 그 당시 한반도를 폭격한 사실이 없다. 태평양에서 발진한 B-29는 비행거리가 한반도에 미치지 못했다는건 역사적 사실이다. 러시아군이 2차대전에 참전한 것은 1945년 8월 8일이니 러시아 비행기가 폭격을 했을 리도 없다.

 

나남을 떠난 요코와 어머니, 언니는 인민군(Korean Communist Army)의 집요한 추적을 받는다. 요코 모녀는 심지어 인민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폭격으로 죽은 인민군의 군복(uniform)을 벗겨 입고 다닌다.

 

하지만 조선인민군이 창설된건 1948년 2월 8일이다. 1945년에 군복까지 입은 인민군이 있었다는건 사실이 아니다. 물론 만주에서 활동하던 항일 독립군 중에 공산주의계가 있었지만 러시아는 중국의 지원을 받는 이들의 한반도 진입을 철저히 막고, 전후 신속히 군대를 진주시켰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요코는 오빠가 '요카렌, 학도병(Yokaren, the student army)'에 지원했다고 책은 말한다. 하지만 요카렌은 일제 말기 악명을 떨친 가미카제의 훈련프로그램이었다. 요카렌 지원자의 80%가 사망했고, 그 중 대부분은 자살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요코의 어머니가 평화주의자였기 때문에 오빠의 지원을 만류하는 것으로 책에는 나온다.

 

남한에 도착한 요코 모녀는 한국인들의 강간 위협에 시달린다. 숱한 성폭행 장면을 목격하고 남자로 위장하기 위해 가슴을 싸매고, 서서 소변을 본다. 그러나 일본 패망 후 미군이 진주한 9월 9일까지 남한은 여전히 일본군이 장악하고 있었다. 동경의 미군 사령부는 한국진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본군에게 절대 한국인에게 무장해제 당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때문에 8월15일 이후에도 오히려 일부 애국청년들이 일본군의 총검에 살해되기까지 했다. 9월9일에는 이미 부산에서 일본행 배를 기다리던 요코씨 일행이 일본군이 장악하고 있는 대명천지의 한국에서 강간 위협을 당했다는건 말이 안된다.

 

이밖에 믿기 어려운 내용은 이 책에 더 많다.

 

함경북도 지역에 아열대 식물인 대나무가 한 두 그루도 아니고 숲을 이룰 수 있을까?

 

대나무는 1920년대까지만 해도 한반도 남부지방에만 서식했으나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충청도 지역까지 서식지가 퍼졌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요코 모자는 부상과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먹을게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는 비참한 생활을 했는데 정작 어머니는 3만6천엔이란 거금을 숨기고 다녔다. 요코는 정말 가난한 피난민이었나?

 

요코의 아버지는 아주 높은 관리였다는데 일본군 헌병이 전쟁물자 헌납을 요구하다 일제 고관의 딸인 요코를 폭행하고 어머니의 안경까지 부쉈다는게 말이 되나.

 

미국인들이 감동해 청소년들에게까지 가르치고 있는 요코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건 끔찍한 일이다.

 

더욱이 한국인들이 일본인을 학대하고 강간했다는 거짓 이야기를 미국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다면, 이는 더욱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역사적 가해자인 일본 전범의 딸이 쓴 책을 읽은 학생들은 묻는다.

 

"왜 한국인들은 과거 착한 일본 사람들을 괴롭혔느냐"고.

 

이제 한국인들은 진실을 들어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한국인들은 영원히 미국 최강대국 미국 청소년들의 의식 한 구석에 '일본 소녀를 괴롭힌 파렴치한'으로 남게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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