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최명희문학관 옆 낡은 창고건물. 그곳이 BYC 전신인 한흥메리야스 공장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1950년대, 문화연필 공장도 한옥마을에 자리했었다. 6.25직후 BBS운전면허시험장엔 지방에서 올라온 응시생들이 여러날 하숙하며 면허를 따기 위해 머물렀다고 한다. 면허시험장은 없어졌고, 지금은 전통문화센터가 들어섰다.
동문거리는 해방 이후 도심의 번화가로 자리잡았다. 은행과 방송국이 들어섰고, 책방들이 모였다. 1929년 설립된 금융조합연합회도 동문거리에 자리잡았다. 이후 소유권이 축협과 농협으로 넘겨졌다가 현재는 백양사 말사인 선각사가 들어섰다.
성심학교가 설립된 것은 1926년. 전동성당 구내에 해성강습소로 문을 열었다. 학생들이 늘어나자 1938년 초등교육기관으로 설립인가를 받아 해성심상소학교가 개교했다.
일제시대 가옥도 한옥마을에 남아있다. 당시 풍남동일대에는 간부급 일본인들이 직접 집을 짓고 들어와 거주했다고 한다. 동학혁명기념관 근처에 일식가옥이 있다.
전주 한옥마을 근대이야기가 한 장의 지도로 엮어졌다. 공공작업소 심심과 전북대고고문화인류학과,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2006 한옥마을 이야기지도-근대공간을 중심으로’. 1900년대 이후 한옥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지도다.
김병수 심심대표는 “전통문화특구지정에 이어 지구단위 계획이 수립돼 시행되면서 한옥마을이 크게 변모되고 있어 한옥마을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떠한 과정을 지나왔는지를 짚어보는 일이 필요하게 되었다”며 지도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변화로 볼 때 한옥마을의 본 모습이 얼마나 지켜질지 염려를 갖게 된다”며 “한옥마을 보존대상을 근대 건축물까지의 확장필요성을 제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지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3개월여동안 답사와 인터뷰, 자료조사 등을 통해 만들었다. 지도는 한옥마을 곳곳에 비치할 예정이다.
한편 공공작업소 심심은 진안군 진안읍 ‘가막마을 이야기지도’도 함께 제작했다. 가막마을과의 마을가꾸기 사업 일환으로 진행한 것으로, 마을이 안고 있는 역사자료로서의 이야기를 찾아내 정리한 것이다.
지난해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지정된 가막마을은 정여립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마을 이야기지도에는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과 강에 얽힌 이야기와 풍습, 특산품 등이 소개됐다.
가막마을지도는 마을 방문자센터 등에 비치할 예정이며, 체험프로그램 등에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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