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하얗게 쌓인 갯들은 바다와 한 살이 되어서 분간이 되지 않았다…”
"이제는 모두 우리 것이야, 우리 천지라니까. 계집이고 농토고 마구 삼켜버리는 거야.”
"노예시장에서처럼 쓸만한 놈을 골라와야 한단 말이야.”
"살려주세요 힘껏 일할테니 넣어주세요.”
조국 안에서 유배된 실향민의 삶이자 일제에 착취당하는 소작인들의 절규인 「갯들」은 한국판 「뿌리」로 비견될 만하다. 극한 상황 속에서 달아나려 했던 흑인 노예들과는 대조적으로 갈 곳이 없어 모여든 이 땅의 농노들은 혹독한 농장에서나마 행여 쫓겨날까 두려워했던 것이다. 굶주림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던 모진 생명력을 작가는 「갯들」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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