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해피스쿨, 웰에듀케이션' 발표...상급학교 진학률 토대로 경영평가
지난 8일 도교육청은 도내 초·중·고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해피스쿨, 웰에듀케이션’을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학력신장종합대책을 내놓기까지 적지않은 우여곡절과 준비기간을 할애한 게 사실.
최규호 교육감은 지난 2004년 취임직후부터 기초학력신장을 강조했고, 특히 지난해 8월에는 “학력신장 전담기구 설치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난해말 도내 대학 교수들에게 5000여만원을 들여 ‘전라북도 학생의 학력신장을 위한 효과적 방안 연구’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고, 지난 1월에도 “학력신장 용역보고서가 나오는대로 세부방안들이 곧바로 추진될 것”이라며 학력신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었다. 도교육청이 야심차게 내놓은 학력신장종합대책이 실제로 일선 학교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지 점검해본다.
최근 도내지역 인구수가 내리막을 면치 못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경제살리기’와 ‘교육수준개선’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경제수준이 풍족해지고, 타지역에 비해 교육수준이 월등히 높아져야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절박한 목소리가 배어있다. 그런 만큼 ‘경제부양+학력신장→지역발전 및 인구증가’가 구체화될 것인지에 대해 도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도교육청이 발표한 학력신장종합대책에 대해 ‘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에선 ‘알맹이가 빠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낳고 있다.
△무엇을 담고 있나=도교육청이 발표한 ‘해피스쿨, 웰에듀케이션’프로젝트에 따르면 올해부터 중·고교별로 상급학교 진학률을 평가해 해당 학교의 경영능력 평가 기준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내 각 학교는 전년대비 대입 진학률 등 상급학교 진학률을 토대로 경영평가를 받게 되며, 학교장도 진학률이 저조할 경우 이에 대해 책임지도록 했다.
중학교 3학년과 고3학년을 담당하는 진학 교사에 대해 진학률 평가결과가 우수할 땐 해외연수를 보내주고, 학력신장 우수학교에는 최고 2000만원을 상금으로 줄 방침이다. 학력신장 전담기구는 이달안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고교 학급당 학력증진비는 현 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확대지원하고, 중학교 학업성취도 평가를 연 1회에서 2회로, 고교 전국연합학력평가도 연 3회에서 4회로 확대키로 했다.
도교육청은 우수학교 53곳(초 20·중 19·고 14)의 지원을 위해 1억6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며, 고교당 학력증진비도 16억2160만원을 투입키로 했다. 또 성취도평가 확대를 위해 관련예산을 11억5119만원으로 늘렸다.
△학력신장전담기구 어떻게=도교육청의 학력신장계획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주체가 ‘학력신장추진위원회’다.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고, 대학교수와 교장·교감·교수, 학부모대표 등을 자문단으로 둘 계획이다. ▲지원 ▲운영 ▲평가 등 3개 실무분과로 구분해 운영된다.
지원분과의 경우 예산행정제도 및 법령정비를 통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수요자 욕구조사 실시, 유관기관과의 연계지원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학력신장의 실무를 맡는 운영분과는 추진과제 발굴 및 지속적 운영, 운영결과의 연말평가 실시 등을 전담한다. 평가분과에서는 각종 학력평가·진학결과의 자료수집 및 자료축적, 연말 추진실적 평가 등을 맡게된다.
△무언가 아쉽다=도교육청이 발표한 학력신장종합대책은 (사)교육종합연구소가 납품한 용역보고서를 참고했다. 하지만 용역보고서에서 제기한 세부내용이 정작 이번 종합대책에 반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때문에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실제로 용역보고서에는 “학업성취도 평가 및 상급학교 진학성적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3단계 3개년 순차공개’ ‘고입성적자료와 수능성적자료 연결 비교자료 공개’ ‘평준화지역 고입성적자료의 공개추진’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학교간 성적공개’를 막판까지 고심하다 “일선 학교와 관련단체 등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이유로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시기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도교육청의 청사진이 일선 학교에서 구체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합대책 발표시기를 앞당겼었어야 했다는 게 일선 학교 관계자들의 지적.
또 이번 대책이 상위권 학생들을 겨냥한 것인지, 학생들의 평균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모호해 자칫 ‘용두사미식 발표’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편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도교육청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부터는 학력신장에 주력할 것”이라며 “올해를 학력신장 원년으로 삼은 만큼, 앞으로 종합대책을 개선하고 차근차근 이를 실천하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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