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펴내
‘강가에 오래 서 있으면 내 마음도 어느덧 강물인 양 흐른다. 그럴때 물결의 잔잔함은 곧 내 마음의 잔잔함이다. 그러한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촉촉히 적셔주며 흐르는 세월의 물살…. 한없이 다정하며 끝없이 무정한 강물 같은 세월의 흐름인 듯 싶다.’
올해초 수필과 비평사가 수여하는 신곡문학상 본상을 수상한 황인용씨가 묶은 첫 수필집 「흐르는 강물처럼」(수필과 비평사)은 작가를 쏙 빼닮았다. “내 문학은 애오라지 불행의 산물이다. 불우하지 않았더라면 한학을 필사적으로 공부하지 않았을 테고, 700여편이 넘는 유감없는 글쓰기도 불가능했으리라. 불행의 신에게 감사하고 있다. 이를테면 불행중 다행이랄까? 실로 내 인생은 언제나 불행중 다행 아님이 없었다. 다행하지 않은 다행이야말로 도가의 역설에 따른다면 최고의 다행이 아니던가?”
등단 15년만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엮은 첫 수필집을 받아보는 그의 감회는 다단할 수 밖에 없다.
“첫 수필집인 만큼 다양한 관심사를 선보이는 나의 수필문학 개설서로 엮고 싶었다. 보는 바가 넓으면 서 있는 바도 높으며, 체험한 바가 따가우면 지키는 바도 확고하다.” 작가는 남모를 자긍심을 자부하고 있지만 자신의 글에 대해 끝없는 자문을 하고 있다.
“연꽃의 향기는 멀리까지 퍼지기도 하려니와 게다가 더욱이 맑기까지 하다고 주무숙(周茂叔)은 득의의 애련설(愛蓮設)을 말했다. 내 글이 어찌 연향 같기를 바라랴? 몇 사람에게일망정 오래 기억되고 후세에까지 전해질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
문학평론가 박양근은 그의 글을 두고 “그의 작품은 유·불·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삶에 대한 관조적인 시각과 산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강에 대한 인생론적 성찰과 생명체에 대한 생태학적 애정과 책에 대한 인문학적 애착이 내적 구조를 구성한다. 이렇게 보면 그는 다분히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에 있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사느냐보다 존재에 대한 선문답같은 명상담론이 두드러진다”며 그의 수필세계는 몇몇 작품으로 살펴보기에는 그지없이 넓고 깊다고 했다.
그동안 써 온 700여편중 70편을 엄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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