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미술인들 개최...23일까지 도청사갤러리
‘자기의 마음을 새로 표현해 갇혀진 새 날지 못하는 새 등을 표현했고, 색체와 형으로 여인과 새, 때로는 술잔을, 그리고 외로움을 연인으로, 마음을 새로 등장시켜 그렸다. 80년대 후반에는 도마그림을 그렸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종이나 비닐장판 등으로 작품을 제작했고, 도마가 없어 손수 도마를 만들어 작품제작을 했다. 몸이 약해지면서 새는 날아가기 시작했다. 움추린 새, 새장속의 새, 날지 못하는 새, 그러나 어느날 사용의 새는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늘을 훨훨 날아가고 있다. 지금도 그는 날고 있을 것이다…’(벗 박홍서)
서양화가 故 하상용(1949∼1997). 미술인들은 그를 열정적인 작가로 기억한다. 미술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그는 캔버스 대신 도마 나무판을 활용하기도 했고, 캔버스도 이중평면구성을 하는 등 기존 회화작업에서 보지못한 새로운 방식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정규 교육과정을 받지 않았지만 그는 독특한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었으며, 많은 예술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고 10년만에 고인의 유작전이 열린다. 14일부터 23일까지 도청사갤러리. 그를 기억하는 선후배 예술인들이 마음을 모아 마련하는 전시다.
유작전을 준비한 심홍재씨는 “미술인과 관객 등 많은 이들이 그의 화법과 표현영역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유작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면에는 가장을 잃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유족들에게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시한번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의미도 있다.
작품은 유족 소장품이 대부분이다. 도마와 나무판을 캔버스 삼은 작품들이다. 유작전 소식을 듣고 개인 소장자들이 내놓은 작품도 있다. 모두 60여점 가량이 전시된다.
서양화가 유휴열씨는 “어려움과 외로움을 용케도 견디며 살아온 그의 삶은 그 자체가 행위미술이며, 그가 화폭으로 즐겨 쓰고 있는 나무판과 통닭집에서나 사용되는 도마는 그의 삶의 아픔을 바라다보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선택된 재료들이 오히려 그의 표현방법을 확장시켜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70년 이후 그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보게되는 큰 기쁨은 20년을 함께해온 지기라는 것 뿐만은 아니리라. 생명체의 고뇌와 환희가 그의 화폭속에서 새가 되어 날듯이 작품 또한 매말라가는 현대인의 정서속에 빛으로 오래이기를 빈다”고 밝혔다.
심홍재씨는 내년쯤 고인의 작품세계를 올곧게 조명할 수 있는 대규모 유작전을 다시 한번 개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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