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만나는 굿판 벌인다
‘교동 대문 열고 놀자! 마당은 굿(Good)이야!’
무녀배우 한영애가 움직인다.
‘대문열기 공연’이 17일 오후 2시 전주 한옥마을 초무헌에서 열린다.
연극배우로 시작해 지금은 퍼포먼스 작가로 자리를 잡은 한씨. 굿과 모노드라마를 접목시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그는 최근 KBS드라마 ‘황진이’ 제작발표회에서 황진이 진혼제를 직접 공연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그가 전주에 내려온 것은 지난 겨울. 한옥마을의 낡은 집에 정착하고 겨우내 가꾼 초무헌(草舞軒). 초무헌은 한씨의 집이다.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드는 마당이 무대였고, 이웃을 하나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막걸리였던 것 같아요. 그 때는 놀이가 곧 공연이었던 것이죠.”
대문을 열고 막걸리를 마시며 마당에서 한바탕 놀았던 옛 사람들. 그 때의 풍류를 되살리고 싶은 이번 공연은 전주에서의 신고식이나 마찬가지다. 전주에서도 크고 작은 무대에 간간이 서왔지만, ‘한영애 네트워킹 무’가 주최한 행사는 전주에서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시낭송으로 시작되는 이번 공연은 한씨의 퍼포먼스와 전북을 중심으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퍼포먼스 작가 임택준 심홍재씨의 무대가 중심이다. 극단 갯돌의 대문열기와 온&오프 무용단의 현대무용, 유성운의 포크음악, 김정원의 영남교방춤 등 초무헌의 여는 공연은 다채롭다.
“공연을 통해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그렇게 얻어진 에너지로 사람들은 타인과 소통하며 서로에게 맺힌 것들을 하나씩 풀어가고 화해하죠. 모든 공연은 공연자와 관객들이 신명나게 풀어내는 한판 굿이며 축제입니다.”
대문을 열고 마당을 내놓으니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굿판이다. 전주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그의 무대가 봄처럼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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