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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재ㆍ송수남ㆍ정승섭 원로화가 참여

도립미술관 '어디에서...'3차전시

박남재, 송수남, 정승섭(왼쪽부터) ([email protected])

‘전북’이라는 지역성이 작품에 녹아 있는 작가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기획한 ‘어디에서 보아도 나는 모악이다-전북미술 11인전’은 전북출신이거나 전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11인을 초청한 기획전이다. 예술에 대한 진정성과 작업의 정체성을 견지하며 작품세계를 다듬고 있는 미술인들이 초대됐다. 1, 2차 전시에 이어 지난 13일 개막한 3차 전시에는 원로화가들이 참여했다. 서양화가 박남재, 한국화가 송수남·정승섭. 박남재는 전북구상화단을 이끌어온 이다. 송수남은 추상수묵운동을 주도한 선구자적 한국화가며, 정승섭은 아카데미적 전통 산수화에 천착하고 있다. 세 작가의 이번 전시는 회고전적 성격이 강하다.

 

박남재의 세계는 자연이고, 그의 화면은 자연의 터다. 그는 모악산 내장산 지리산 대둔산 등 태고적부터 의구하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산하의 구현에 천착해왔다. 전시에는 그의 이러한 작품경향이 도드라진다. 산 들 바다 숲 등 자연을 대상으로, 실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적 시각으로 해체와 분석을 반복해 재구성했다.

 

노화가는 여전히 강한 색면과 대담한 화필을 뽐낸다. 조은영 원광대교수는 “박남재의 자연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는 인간에게 요동치 않는 자연을 보여준다”며 “특히 산이 전해주는 정신성 장엄성 불변성을 청정한 한국의 선비정신과 맥이 닿게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주의적인 대상의 재현과 인상주의적 색채표현을 활용한 인물화 누드화 정물화 풍경화 등 초기작도 전시되고 있다.

 

80년대 한국화단에 수묵화운동을 주도한 송수남은 전통 수묵화의 재해석과 새 틀을 모색해왔다. 그는 붓의 놀림 연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아우르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먹의 농담과 필선의 힘을 응용해 현대성을 가미하고, 현대수묵화에 한국적인 표정과 생명력을 담아냈다.

 

전시에는 60∼70년대 전통적 산수와 한국의 산하를 소재로 한 실험적인 수묵풍경 연작, 서체주의 유형의 작품, 80년대 수묵화운동과 더불어 본격화된 수묵의 현대적 변용, 수묵의 물성과 붓의 놀림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반복적인 점과 선의 연작들이 선보인다.

 

정승섭은 아카데미즘에 바탕을 둔 한국적 전통미 추구에 일관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는 고원(高遠)한 예술세계 및 이상세계를 구현한다.

 

최효준관장은 “작가가 추구하는 탈속의 선경은 물질문명과 세속주의로 피폐해진 인간정신과 심성을 정화하고 치유할 수 있는 피안세계의 이상향”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소나무 기와집 정자 산 개울 돌담 등을 소재로 한 수묵담채 실경산수화를 선보인다.특히 최근 10년간 독자적 경지를 이룬 설경과 수년간 몰입해온 달마도 등이 눈길을 끈다.

 

한편 13일 오후 4시 열린 개막식에는 김태식 전 국회의원과 명산 원불교 전주교구장, 장명수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장, 양상희 우진문화재단 이사장 등과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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