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한그릇 힘됐으면" 8년째 소외계층 무료 급식
고창 모양성 앞에 자리 잡고 있는 ‘한권속 효도의 집’. 매일 오전 11시가 되면 어김없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무료로 나눠주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어떤 80대 할머니는 아침 9시부터 나와 배식시간을 기다리곤 한다.
원불교 고창교당 여성봉공회가 ‘한권속 효도의 집’을 통해 8년째 소외계층들에게 무료급식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0년 4월 1일 문을 연 이 시설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노인은 하루 평균 130여명. 이 가운데 거동이 불편한 노인 86명에겐 봉공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순번을 정해서 직접 배달한다.
이 시설에 날마다 출근하며 궂은일을 마다않는 봉사자는 김도원화 전 봉공회장과 이경원·한진선씨 등 3명.
“요즘 누가 배를 곯고 산다고 하면 헛웃음 칠겁니다. 시골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은 하루 한끼 먹기도 힘든 분들이 많습니다. 이 나이에 집에 있으면 뭐할게 있나요. 그런 분들을 위해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봉사하는 것이 보람입니다.”
일하는 직장이 생긴 것처럼 기쁘다는 김씨는 매일 오전 8시 40분께 이 시설에 출근한다. 하루 일과의 시작은 소외계층에 전달할 도시락 준비. 10시 정각 도시락 준비가 마무리되면 당일 봉사자들이 나와 성내와 신림 등 각 면단위 지역까지 빠짐없이 순회한다. 배달처는 멀게는 차량으로 30분 거리까지 달한다. 차량을 가진 주민들은 여성봉공회 회원들과 함께 팀을 이뤄 도시락 배달원을 자원하고 있을 정도다.
“도시락 하나가지고 하루를 드시는 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밥은 물론 반찬까지 수북하게 담고 있어요.”
이경원씨는 아프고 힘들 때도 있지만 도시락을 기다리는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 생각나서 힘을 내 식사준비를 한다고 귀뜸했다.
도시락 준비가 끝나면 이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노인들을 위해 점심상을 준비한다. 점심이 끝나고 내일 식사를 위한 뒷 정리를 마무리하면 오후 1시를 훌쩍 넘긴다.
‘한권속 효도의 집’의 사랑나눔이 가능했던 것은 교창교당의 교도와 자원봉사자들의 사랑과 정성 덕분이다. 국고에서 보조금이 나오지만 모자라는 부분이 많기 마련. 부족함은 교도들이 십시일반으로 쌀과 반찬은 물론 성금까지 쾌척하고 있다. 서로 나누려는 마음이 어려운 일을 쉼없이 이어나가는데 큰 힘이 되고 있는 셈이다.
김도원화씨는 “연말이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자원봉사의 밤을 갖는데 이때 참석하는 인원이 모두 300여명에 달한다”면서 “원불교의 사랑이 곳곳에 퍼질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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