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 대사·빈공간속에 감춘 진지함...김종관 감독
감독과 작품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
다른 성격의 작품들로 다양한 색깔을 펼쳐보이는 감독과 비슷한 성격의 작품들로 뚜렷한 색깔을 쌓아가는 감독. 대부분의 감독들은 초기에 여러 장르와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만의 색깔로 ‘누구누구 류’를 만들어내며 입지를 다져나가고 싶어한다.
전주영화제가 감독을 선정, 지원하는 디지털 단편영화 프로젝트 ‘디지털 삼인삼색-숏! 숏! 숏!’. 29일 기자단 시사를 통해 처음 공개된 ‘숏! 숏! 숏!’의 감독들은 스크린 밖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분출시키며 감독과 작품의 관계에 대해 묻게 했다.
‘디지털 삼인삼색’의 관심이 해외 거장감독들로 옮겨가면서 전주영화제가 올해 처음 시도한 ‘숏! 숏! 숏!’에는 김종관 함경록 손원평, 젊은 감독들이 선정됐다. 단편영화만의 독특한 미학과 화법을 보여준 세 감독들은 자신의 고유한 색깔 안에서 전주영화제다운 변화 또는 성장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김종관 감독의 <기다린다> 는 꾸준히 독립단편영화를 제작해 온 감독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증명해 줬다. 기다린다>
화면 속 빈 공간이나 반복적인 대사 몇 마디…. “보려는 것과 보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영화는 여전히 빈 자리가 많다. 한 겨울 임실역을 배경으로 단 네 명의 인물만이 등장하는 영화는 그러나 빈 자리를 허전하게 느끼지 않도록 하는 힘이 있다.
<미필적 고의> 의 함경록 감독. 우석대 영화과를 졸업하고 이 곳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그를 두고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전주가 낳은 영화천재”라고 추켜세웠다. 천재로 부르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그래도 그의 영화는 ‘괴팍한 천재’의 모습을 향해있다. 미필적>
불친절한 스토리와 역시 불친절한 편집.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스타일은 기억과 현실의 혼돈을 보여주려는 연출의도와 잘 맞아떨어졌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딸로 개막식부터 시선이 집중됐던 손원평 감독. 그가 만든 <너의 의미> 는 세 편중 가장 대중성에 가까운 영화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발랄하면서도 세련되게 담았다. 너의>
눈웃음 속에 고집스러움과 진지함을 감추고 있는 김종관 감독, 영화 안팎에서 한시도 무게감을 놓치 않는 함경록 감독, 만화 캐릭터 같은 외모에 섬세함을 가지고 있는 손원평 감독. 세 명의 젊은 감독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견지하고 있다. 그리고 관객들은 감독의 외모에서도 그들의 작품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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