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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떠나요] 흐드러진 들꽃, 파란 하늘과 입맞춤

강원도 인제군 곰배령 '야생화여행'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이 있어 생태기행의 최적지인 곰배령 주변에서는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 ([email protected])

6월부터 9월초까지 온갖 야생화가 수놓는 곰배령은 인제의 보물로 통한다.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곰배령 정상에 올라 뒤를 돌아보면 설악산 대청봉이 우뚝 솟아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산자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야생화 여행을 나서보자.

 

 

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인 곰배령은 4월 복수초를 시작으로 얼레지, 한계령풀, 홀아비바람꽃, 5월에는 매발톱, 노루오줌, 미나리아재비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6월에는 은방울꽃, 털이풀, 초롱꽃이 속속 피어난다. 곰배령을 찾아가다 보면 숲속에서 들려 오는 개울물 소리와 이름 모를 새들의 청아한 지저귐이 신록의 푸르름을 더해준다.

 

맑은 개울물에서 떼지어 노니는 열목어는 이곳이 청정지역 1번지임을 실감케 한다.

 

진동계곡은 국내에서 생태계가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이다. 국내 4천여 종의 식물중 20%인 900여 종이 서식하고 있어 야생화가 만발하는 6월부터 말 그대로 들꽃화원을 이룬다.

 

특히 진동계곡 원시림은 남한 최고의 생태계 박물관인데다 계곡 오솔길에는 철마다 들꽃이 다투어 피기 때문에 생태기행의 최적지인 셈이다.

 

곰배령으로 가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진동리 코스.

 

상부댐 진입로까지는 포장이 되어 있으나 그 이후부터는 비포장도로라 일반 자동차로 가는 것은 약간 무리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10여 분 정도 가면 이곳의 유일한 학교인 진동분교가 예쁘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중간 중간 길을따라 자그마한 규모의 음식점과 민박들도 만날 수 있다.

 

겨울철이면 설피로 만든 신발을 신고서야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많은 눈이 내린다는 설피밭을 지나 약 10분 정도 더 들어가면 진동삼거리가 나온다.

 

차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

 

곰배령으로 가는 들머리는 인제 강선리계곡이다. 기린면 진동계곡을 지나 쇠나드리, 데리구비, 설피밭, 뚝바소 등 예쁜 이름을 가진 곳을 지나면 강선골이다.

 

곰배령 초입은 설피밭 삼거리인 ‘하늘찻집’. 백두대간 장승과 진동 여장군이 서 있는데 이 장승을 사이에 두고 곰배령과 단목령 길이 갈라진다. 곰배령까지는 4㎞ 남짓으로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초입부분은 두세 명이 같이 지나갈 정도의 넓고 잘 닦여진 길이지만 강선마을을 지나면서 길은 좁아진다.

 

수풀이 우거져 있는 오솔길 옆으로는 강선계곡이 계속 이어지고 간간이 탁족(발씻기)을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야트막한 소와 경쾌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를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도 은방울꽃, 털이꽃, 초롱꽃, 나리꽃을 비롯한 야생화와 산나물들의 활짝 드러낸 자태를 볼 수 있는 즐거움이 가장 크다.

 

강선리계곡을 따라 접어들면 길에서 햇빛이 사라진다. 밖은 무덥지만 숲길 안쪽에선 서늘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따가운 초여름의 햇살은 울창한 숲에 가려 한 줌도 새어들지 않는다. 숲은 복장나무, 고로쇠 등이 군락을 이룬다. 신갈나무와 당단풍, 고로쇠나무, 서어나무 등도 보인다. 숲 사이로 난 길은 내내 온순한 짐승처럼 순하다. 발걸음은 산책하듯 가볍다.

 

30분쯤 가면 징검다리가 놓인 개울이 나온다. 개울을 지나면 또다시 울창한 숲이다. 온갖 초록 식물로 가득한 극원시림이다. 나무 아래에는 관중과 고사리를 비롯한 음지식물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길을 오르노라면 온몸에 녹색 물이 들 것만 같다.

 

평탄하던 길은 곰배령을 300m 정도 앞둔 구간에서 가팔라진다. 그렇다고 숨이 턱까지 찰 정도로 급경사는 아니다.

 

한 시간 반쯤 올랐을까 울창하던 나무 그늘이 어느새 사라지고 하늘이 활짝 열린다.

 

발에 밟힐까 봐 조심조심 걸으며 들꽃과 눈을 맞추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바람은 이마의 땀을 식혀준다. 푸른 하늘에는 흰 뭉게구름이 둥실 떠 있다. 천상의 화원 곰배령을 만끽하는 순간이다. 내려오는 길도 삼림욕을 즐기며 녹음을 만끽할 수 있다.

 

트레킹 하산길에는 진동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겨보자.

 

곰배령 아래쪽에 위치한 강선계곡과 진동계곡은 최근 들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진 유명한 계곡이다. 여름이면 아름다운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곰배령에서는 항상 1급수의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가족들과 함께 하기 좋은 곳은 진동교 부근.

 

방태산에서 흘러내리는 아침가리골과 만나는 지점으로 산세가 수려하고 주변에 음식점과 민박, 화장실이 있어 편리하다. 계곡 가장자리에는 평평한 솔밭이 있어 야영하기에 적당하며 꺽지, 쉬리, 메기, 열목어 등을 낚을 수도 있다.

 

곰배령은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다. 출입하려면 인제국유림관리사무소(033-461-2731)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야생화를 만끽하며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진동계곡과 아침가리골은 언제나 출입이 가능하다.

 

◇가는 길=서울에서 팔당대교를 지나 6번 국도를 타고 양평으로 들어선다. 양평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홍천읍과 인제읍이 나온다. 인제 상남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약 15㎞를 달리면 방태산자연휴양림 길이 나온다. 휴양림 입구를 지나 계속 가면 진동계곡 길에 이르고 쇠나드리를 지나 상부댐 삼거리에서 왼쪽 비포장길로 3㎞가량 들어가면 ‘곰배령 가는 길’이라는 팻말을 만나게 된다.

 

/경인일보=유철상 레저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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