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 열고 있는 미술가 김충순씨..."다음엔 음악을 그림에 담고 싶어"
미술가 김충순(52)씨의 ‘전람회’가 돌아왔다. 지난해 이맘때 완주 구이의 찻집 ‘풍경소리’에서 전람회를 가진지 일년만이다. 그 사이 서울서 한차례 더 전람회(작가의 모든 것을 열어보이는 자리니 ‘전시회’가 아니라 ‘전람회’라고 했다)를 가졌다. 장마철에 맞춘 ‘장마전’이라고 소개됐지만 그는 “이맘때면 생활비가 떨어진다”며 “생계형전람회”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3년째 풍경소리를 찾는다. 작업실에서 여는게 소원이지만 형편이 안돼 찾은 곳이 이곳이라고 했다. 그는 풍경소리 지성호 김영희부부가 유일하게 공간을 내어주는 이다.
‘그릇’과 ‘그림’을 들고 나왔다. “작업실이 넘치면 전시를 해야죠. 쌓아두면 쓰레기죠. 사실 상설전시공간을 갖고 싶은 바람이지만 여건이 안되고, 대신 풍경소리에 작품을 연중 놓아둡니다.”
횟수를 세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면서도 스물두번째 전시란다. “장사 많이 해 먹었다는 뜻이죠.” 그는 미술가도 생활인이므로 정당한 가격을 받고 판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돈으로 거래되니 상품인거죠. 요새 그림보다 그릇을 자주 많이 내놓는 것도 수입이 되기 때문입니다. IMF이후 그림거래가 예전만 못해졌거든요.” 이번에도 ‘그릇’이 주종이다. 그의 상징이 된 아라베스크문양이 담긴 다양한 도자기들이 그득하다. “도자기는 쉬어볼까 생각중입니다. 판화를 해보려구요.” ‘전람회의 그림’을 보고 음악을 만든 무소르크스키와 같은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저는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무소르크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부터 해 볼 작정입니다.” 음악을 그림에 담아 판화로 묶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장마전’이니 장마기간동안(그가 예상하는 장마기간은 7월 25일까지다)은 전시를 이어가겠다는 그는 기간내내 전람회장을 지킨다. “초대했으니 맞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장마전 팸플릿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내 그릇들에는 내리는 빗물을 받아둬야지! 빗물을 뭐하려고? 그냥 꽃에 물도 주고 청소도 하고 옛날 어른들은 빗물을 받아두고 아껴쓰고 했는데…’ 그의 작업과정을 바라보는 눈길들을 ‘받겠다’는 의미와 낭비가 미덕이 된 세상에 ‘아껴쓰자’는 메세지를 담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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