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이재연구소' 13일 개소
이재 황윤석(이齋 黃胤錫, 1729∼1791). 고창 흥덕출신인 그는 반계 유형원, 다산 정약용과 함께 호남실학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특히 그는 방대한 저술을 남겨 더욱 유명하다. 10세부터 63세까지 기록한 일기 「이재난고(이齋亂藁)」는 단순한 개인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생활에 이용되는 실사(實事)를 망라하고 있어 조선후기 생활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사료다. 또한 그는 성리학 천문역상학 산학 기하학 역사학 지리학 국어학 등 다양한 분야에 모두 300여권의 저술을 남겼다.
전북대가 ‘이재’를 중심으로 한 호남실학의 학문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부설 이재연구소(소장 최영찬, 철학과)를 설립하고 이재의 학술과 사상에 대한 조명작업과 저서 번역작업, 이를 바탕으로 한 학제적 연구를 전개한다.
최영찬소장은 “이재는 그의 관심분야와 저술분량으로 볼때 조선후기 호남실학의 박물지사(博物之士)였다”며 “그에 대한 연구는 조선후기 일상문화와 저변문화에 대한 연구 기초자료로 큰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특히 57책으로 정리된 「이재난고」는 기후의 변화, 농사의 풍흉, 지진, 혜성의 출현, 일식·월식, 세태, 자신의 일상생활, 독서, 토론, 작문, 견문, 기행, 학술적 논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초서로 기록된 것을 한국학중앙연구원이 1994년부터 10년여에 걸쳐 탈초 활자화 작업을 해 놓은 상태다. 하우봉 인문대학장은 “「이재난고」에는 당시의 생활사적 자료가 구체적으로 기록됐다”며 “문화콘텐츠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수신편」「산뢰잡고」「자지록」「난고」등 천문 지리 국어 산학 등 당시 ‘잡학(雜學)’이라고 천시했던 분야까지 섭렵한 저술이 방대하다.
이재연구소는 우선 「이재난고」국역작업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그 밖의 저서 번역작업도 수행한다. 그의 학문과 사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 연구논문집과 총서 간행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일년에 한차례 이상 학술대회도 열 방침이다.
연구소는 이재의 후손인 황병무 국방대학원 명예교수와 문중에서 기부한 발전기금을 종자돈으로 출발한다. 이태영(국어국문학) 김기현(윤리교육학) 하태규(사학) 임미선(한국음악) 정순희(국어국문학)교수가 언어·문학, 사상·종교, 사학·지리, 예술분과의 연구사업을 진행한다. 연구소 운영에는 하우봉 인문대학장을 비롯한 최남규 인문학연구소장, 한문종 전라문화연구소장, 황의동 충남대 유학연구소장, 최석기 경상대 남명학연구소장, 황병무 문중대표, 이종민 전주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 유기상 전북도 문화관광국장, 김은정 전북일보 편집국 부국장이 참여하기로 했다.
최 소장은 “이재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연구가 미약했다”며 “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이재의 학문과 사상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호남실학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대 부설 이재연구소 개소식은 오는 13일 오후 3시 진수당 최명희홀에서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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