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협 이사에 백광제 학인당 대표...전북협 9월 출범
수백년 세월을 머금고 선비정신으로 고고하게 서있는 한옥 고택.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 온 고택문화재들은 그러나 문화재로서의 보존 의무과 소유자들의 재산행사권 사이에서 부대껴왔다. 건축물이 문화재면, 그 집에서 흘러온 역사를 지키며 사는 사람들의 삶 역시 문화재다.
고택에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고택문화재 소유자들이 지난달 17일 강릉 선교장에서 현판식을 갖고 ‘한국 고택문화재 소유자 협의회’(회장 이강백 강릉 선교장 관장)를 창립했다.
우리나라 800여 고택 중 협의회에 동참한 고택은 200여 곳. 서애 류성용, 고산 윤선도, 명재 윤증, 추사 김정희 선생 종택과 강릉 선교장, 안동 군자마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중의 종택과 비교적 가승전통문화와 가택 보존상태가 양호한 고택들이 참여했다.
전북에서 참여한 고택은 고창의 황이재 생가(소유자 황병관) 김정회 고가(소유자 김경식), 군산의 채원병 가옥(소유자 채원병), 김제의 이석정 생가(소유자 이종석) 남강정사(소유자 장욱) 오영순 가옥(소유자 오영순), 남원의 몽심재(소유 원불교 남원교구), 부안의 김상만 가옥(소유자 김병관), 익산의 조해영 가옥(소유자 조인호) 김안균 가옥(소유자 김종민), 임실의 이웅재 고가(소유자 이웅재), 장수의 정상윤 가옥(소유자 정상윤) 장재영 가옥(소유자 장재영) 권희문 가옥(소유자 권희문) 창원 정씨 종가(소유자 정관섭), 전주의 학인당(소유 수원 백씨 인제공파 문중), 정읍의 김동수 가옥(소유자 김용선) 등 17곳. 9월에는 전북지역 고택문화재 소유자들의 협의회도 만들어질 전망이다.
전북에서는 유일하게 중앙협의회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학인당 백광제씨는 “다른 지역에 비한다면 전북은 고택 숫자도 적고 그에 따른 지원도 적은 편”이라며 “전북지역 협의회를 구성, 이 지역 고택들을 외부에 알리고 고택을 지켜나가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아낼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들을 찾겠다”고 말했다.
백씨는 “고택문화재를 바라볼 때 보존 아니면 훼손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보존과 활용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춰나가며 문화재적 가치를 지키면서 소유자들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고택문화재 소유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스물여섯살인 백씨는 협의회 내에서 가장 어리지만, 다음 세대로 전통을 잇고자 하는 회원들의 의지에 따라 이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전북에서는 유일하게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학인당은 건립 100주년을 맞아 전통문화체험장과 한옥생활체험장을 운영하며 문화공간으로 변신, 전국 고택문화재 소유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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