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시집「나비돛」펴내
“그동안 시에 전념하지 못했습니다. 늦게 시작한 공부에 재미를 붙여서요. 그런데 시를 버리게 되더군요. 아쉬워서 묶었습니다.”
지난 98년 등단하자마자 ‘미친듯이’ 시를 써 1년만에 첫 시집을 냈던 심옥남(49)시인. 그때는 ‘시’가 우선이었는데, 지금은 공부하고 가르치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고 한다. “어릴때부터 글을 쓰고 싶었는데 형편상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늘 시를 쓰겠다고 노랠 하고 다니다 마흔이 넘어서야 시 공부를 했지요.” 그는 시작을 계기로 자신의 방황을 어느정도 접을 수 있었다고 했다. 풀어놓지 못했던 크나큰 열정을 시작에 쏟아냈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늘 그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시집을 보니 제가 이러한 고민에 얼마나 깊이 빠져 있었는지를 새삼 깨달았어요. 온통 나를 찾으러가는 여행이더군요.” 최근 출간한 시집 「나비돛」(고요아침)에 대해 이 호 문학평론가는 “식물적 소재를 통해 시상을 도출하고, 그 대상에 빗대 어떤 에스프리에 도달하는 방법이 시집 전체에 흐른다”고 했다. “꽃과 나무 나비 새 등이 등장하는 그의 시는 언어로 축조된 화조도며, 화조도의 비밀을 해석함으로써 세상에 던져진 또 하나의 화조도와 만나는 즐거움도 선사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시는 섬세하고 여리게 주변의 사물들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낮게 읊조린다. 자신을 관조하고 정리하고 다듬으며 세월을 건너가는 ‘안으로 깊어지는 초월’이다.
“이제는 좀 홀가분해진 느낌입니다. 다음 시집에서는 나를 벗어나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는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고 봤으니 앞으로는 세상도 건강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간다면 오해나 불협화음도 적어지고 세상이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방황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시를 통해 그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공감을 이뤄냈다면 시작의 과정이 더 의미있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98년 전주일보 신춘문예와 「자유문학」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첫 시집 「세상, 너에게」가 있으며, 현재 전주대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기간제교사로 교편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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