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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 프런티어] ICT 활용교육 완주 용봉초등 이기종 교사

"자신만의 컨텐츠 개발 자체가 창의성 교육이죠"

일선 교육 현장에서 ICT 연구 및 보급에 노력하고 있는 완주 용봉초등 이기종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컴퓨터를 분해, 조립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김현민인턴기자 ([email protected])

지난해에 이어 세계는 ‘창조 경영’ 열풍 속에 휩싸여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창조경영,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창조 경영’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외교전에서도 ‘창조적 외교’(creative diplomacy)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교과서 한 권으로 한 학기를 보내는 교육을 ‘창조적 교육’이라고 할 수 없듯이 교사 스스로 끊임없이 연구, ‘창조적 교수법’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 중심적 위치에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다. 시간적 공간적 개념을 뛰어넘는 ICT활용교육은 교육 현장의 교사들이 ‘창조적’ 교육을 펼칠 수 있는 소중한 ‘툴’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에듀 프런티어에서는 일선 교육 현장에서 ICT 연구 및 보급에 노력하고 있는 이기종 교사(완주 용봉초등학교)를 인터뷰했다.』

 

 

△농촌 학생 정보격차 줄여야

 

지난 24일. 아직 여름방학 중인 용봉초교 교무실에서 이기종 교사를 만났다. 개학 준비 때문인지 몇몇 교사들이 나와 일을 하는 관계로 자리를 이 교사가 맡고 있는 특수반 교실로 옮겼다.

 

교실 한 켠에 중고 컴퓨터 몇대가 놓여 있고, 또 한 쪽에는 부품들이 널려있다. 웬 중고 컴퓨터냐고 묻자 중고컴퓨터를 직접 수리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의 ‘중고 무료 컴퓨터’든, 기관에서 주는 신형 컴퓨터든 적은 물량이 문제라고 고민을 털어놓는다.

 

최근 용봉초등학교는 ‘저소득층 컴퓨터 지원사업’ 일환으로 학생 3명에게 컴퓨터 1대씩을 무료로 전달했다. 지난해 2대에서 1대 늘었다. 저학년 우선 보급이라는 선정기준에 따랐지만, 최근 컴퓨터 전달 후 고학년 학부모 한 분이 ‘탈락’에 따른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

 

이 교사의 고민은 컴퓨터 1대를 더 ‘주고 못주고’의 문제보다 더 심각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교사는 지난 1998년 무주에서 완주교육청으로 들어오면서 봉동초등학교 양화분교에 배치됐다. 당시 양화분교에는 학생 34명이 있었다. 교육 여건도 크게 열악했다. 당시 사회에는 486급 컴퓨터가 대중화돼 있었지만, 양화분교에는 286급에 불과했다. 이 교사는 고심끝에 전주여상이 고급기종 도입으로 안쓰게 된 386급 컴퓨터 50대를 확보, 교실마다 설치했다. 전교생에게 컴퓨터 1대씩 배치된 것. 또 486급 컴퓨터를 10대 구입하고, 인터넷망을 설치해 ‘오지 마을’에 인터넷 교육 기반을 구축했다. 덕분에 양화분교 아이들은 2000년 무렵에 워드3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정보올림피아드대회에 출전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분교 학생이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한 것, 입상한 것은 도내 처음으로 알려진다.

 

이 교사는 “컴퓨터·인터넷 보급이 세계 최고라고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컴퓨터는 물론 정보접근성에서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정보 접근 격차를 줄이는 대책이 시급합니다”

 

이 교사의 지적은 확대 추세에 있는 온라인교육시스템 환경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데 있다. 이 교사에 따르면 용봉초교 아이들의 가정 내 컴퓨터 보급률은 불과 70%.

 

학교에 컴퓨터가 있지만, 방과후 교실이나 특기적성교육 등 때문에 ‘30%’의 학생들은 컴퓨터 접근이 크게 차단돼 있다.

 

이 교사는 “저소득층에 대한 컴퓨터 보급에 힘쓰는 한편 그 아이들을 선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 공급자가 돼야

 

지난 1998년 양화분교 재직시절. 지독한 컴맹인 선배 교사가 있었다. 그는 컴퓨터 기피증이 어찌나 심했던지 ‘명퇴’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 교사는 “그 선생님을 적극적으로 설득, 각종 컴퓨터 연수 참여를 권했죠. 점차 컴퓨터와 친근해진 그 선생님은 이제 컴퓨터를 잘하고, 물론 지금도 교직에 있습니다”

 

학생이든 교사든 컴퓨터와 친해져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다.

 

웬만한 정보 및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고, ‘오프라인’ 사고방식과 생활태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다.

 

하지만 이 교사는 ‘내려받기’에 익숙한 학생·교사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인터넷 세상에서 남이 만든 컨텐츠를 이용만 하는 자세는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유용한 컨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남의 정보만 이용하다보면 자신의 창의성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드는 것은 그 자체가 창의성 교육인 셈이죠”

 

사실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어 인터넷상에 올리려면 소정의 소프트웨어를 배워야 한다. 하지만 이 교사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쉽게 접근해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농촌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라면 학교 주변의 식물들을 디지털카메라나 동영상으로 촬영, 자료 설명과 함께 올리면 훌륭한 교육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체육활동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죠”

 

이 교사는 이같은 활동이 학생들의 게임 중독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특수교사의 길

 

‘컴퓨터 박사’ 이기종 교사는 용봉초등학교에서 특수반을 담당하고 있다. 교직에 첫발을 내디뎠을 당시 학생 한 명이 장애를 갖고 있었고, 이를 계기로 특수교육을 공부, 이듬해인 1988년 특수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 그는 일선 학교에서 특수반을 자주 맡아왔고, 지난 23일 전주대 특수교육대학원을 졸업할 만큼 특수교육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의 컴퓨터 실력은 특수교육 현장에서 한층 빛날 것으로 보인다. 특수아들에게 컴퓨터는 보조학습공학기기로서 대단히 유용하다. 그는 장애아들의 정서에 도움을 주고, 신체와 발달 장애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컴퓨터를 통해 장애아들의 학습효과를 고양시킬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사는 “특수아들은 글을 잘 못쓰기 때문에 컴퓨터를 잘 활용하면 높은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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