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속하게 성장한 뮤지컬계는 배우와 스태프 할 것 없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배우 중에서는 젊은 주역급보다 나이 지긋한 조역을 맡을 만한 중견 배우 구하기가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중견 배우 기근 현상이 심하다보니 50-60대 역을 30대 배우가 연기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최근에는 가수나 탤런트 등 다른 분야의 중견 연예인을 모셔오는 경우도 눈에 띈다.
11월 개막하는 뮤지컬 '뷰티풀 게임'에서는 성우 출신인 탤런트 겸 영화배우 김기현(62) 씨가 신부 역으로 출연한다.
내달 개막하는 뮤지컬 '햄릿'은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 역에 뮤지컬 배우 송용태 씨와 함께 원로 가수 김도향(62) 씨를 캐스팅했다.
왕용범 연출은 "가창력이 뛰어나면서 연륜 있는 이미지의 연기자가 필요한데 뮤지컬 배우 중에서는 찾기 힘들어 김도향 씨를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선왕' 역과 '무덤지기'의 경우 뽑을 만한 중견 연기자가 없어 30대 후반의 배우 남문철 씨가 동시에 맡기로 했다.
이처럼 뮤지컬계에 중견 배우 기근 현상이 심한 것은 최근 배출되고 있는 20-30대 젊은 배우들과 달리 40대 이상에서는 뮤지컬 전문 배우라고 할 만한 인재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50세 넘어서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는 김봉환, 송용태 씨 등 몇몇에 불과하며, 60대에서는 뮤지컬 배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뮤지컬이 체력적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 힘들다는 점도 중견 배우 기근 현상의 한 원인이 된다.
특히 예전에는 뮤지컬의 환경이 지금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에 젊은 시절 뮤지컬계에서 활동했던 실력있는 배우들도 나이가 들면서 영화나 드라마로 빠져 나간 경우가 많다.
뮤지컬해븐 박용우 대표는 "뮤지컬은 춤과 노래를 동시에 소화해야 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돈벌이는 되지 않기 때문에 중견 배우들이 출연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리 젊은 연기자들이 분장을 해도 나이 든 역을 맡을 경우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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