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호남고등학교(교장 라병길) 김영순 교사(국어)는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교육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교사 가운데 한 사람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 놀라운 교육 효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87년 3월 호남중학교에 임용, 교사로서 첫 걸음을 뗀 김 교사는 초년병 시절부터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공간을 중시해 왔다.
“중학교에서 발행하는 ‘호남학보’를 담당했을 때 학생기자를 선발, 아이들이 스스로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해 신문을 만들 수 있도록 지도했는데, 반응이 참 좋았죠”
그는 학생들과 함께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은 뒤 교실을 지리산으로 옮겼고,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을 읽은 뒤에는 섬진강 일대로 3박4일간의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교단에서 20년을 넘긴 요즘엔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엄살이지만 김 교사의 현장 중심교육, 학생 중심교육은 그가 만든 지난 2002는 호남고등학교로 전입한 뒤 만든 토론동아리 ‘세상갈피’와 학교 도서관 ‘누리나눔터’에서 계속되고 있다.
올해 5기 회원을 모집한 ‘세상갈피’는 철저하게 학생 중심이다. 입회 희망 학생들은 시험을 보는데, 회원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면접 및 다면 평가를 통해 결정한다. 월1회씩 하는 토론도 철저하게 학생 자율이고, 김 교사 역할은 조언에 그친다.
김 교사는 또 지난해부터 맡고 있는 도서관 ‘누리나눔터’를 학생들이 가장 편안한 휴게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만500권의 책을 보유한 누리나눔터 활성화를 위해 물배추, 부레옥잠 등 화초로 도서관 분위기를 잡았고, ‘대출행운번호’ 제도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실시하고 있는 도서인증제에 따라 학생들은 학기당 19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하지만, 도서관을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만든 결과, 호남고 도서관의 1일 대출도서는 무려 180권에 달하고 있다.
김 교사는 국어수업을 시작하기 전 3∼5분 가량 학생들에게 교육방송 EBS의 ‘지식채널 e’를 보여준다. 예를들어 ‘수리부엉이의 농가 습격’ 영상은 인간의 끊임없는 개발이 자연을 파괴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수리부엉이가 ‘살기 위해’ 농가를 습격한다. 학생 스스로 생각의 폭을 넓힘으로써 자연스럽게 토론 및 논술 실력을 향상시켜갈 것이란 기대에서다.
김 교사는 또 수업 내용을 자신의 홈피에 올리고, 학생들이 필요한 부분을 언제든지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모든 학생이 1년에 한번은 ‘읽기자료’와 ‘문제자료’를 직접 만들어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소단원이 끝날때마다 차례에 의해 발표를 하고, 선생님은 조언을 한다. 김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참여하는 가운데 깨우쳐가는 것이 참교육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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