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화.시스템화로 육성
영화전문가들 사이에서 전주는 촬영이 '되는 동네'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촬영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는 말인데 이는 전주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의 서포트와 함께 전북주민의 협조정신이 뒷받침 되는 것이리라.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안 소프트지원센터 1층에 위치한 영상위는 2002년에 설립되었다. 우리 지역안에서의 영화촬영에 따른 로케이션 지원이 첫 번째 목표고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교육부문이 그 다음이다. 지난 해 영상위의 로케이션 유치 작품은 45편.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국 최대였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영화의 침체라는 영향이 크겠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지금까지는 로케이션 유치 편수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 후속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로케이션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잘 활용을 해왔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것들을 축적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 시간을 가지지 못했던 겁니다.”
영상위 정진욱사무국장(39)은 로케이션 신규 개발, 유관기관과의 관계의 시스템화, 그리고 로케이션 매니저들의 전문화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 고민의 성과들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유관기관과의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지난 8월 실무자협의회를 거쳐 오는 10월 23일 코아 호텔에서 창립될 '영화 지원 유관기관협의회'로 그 결실이 이어진다. 전주시와 영상위가 손잡고 영화촬영 및 영화제 종합지원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만들어 낸 셈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영상위에서 전라북도의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 진행하고 있는 '2007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 팸투어'는 로케이션 제공 및 신규 개발뿐 아니라 전북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북의 문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공모전이나 작가를 활용해서 전북의 문화콘텐츠를 책으로 엮어 낼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 정국장은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영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획”이라고 말했다.
영상위는 전문적인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피디스쿨, 시나리오스쿨, 촬영스쿨이 그것이다. 그동안 나름의 성과들이 있다 싶었는데 정 국장의 자체평가는 의외로 인색했다.
"그동안 수강생들을 보면 일반인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각각의 교육들이 연계되지 못했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나리오 스쿨의 경우 지역 시나리오 작가가 강의를 맡고 있는데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의 커뮤니티 형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21명의 수강생이 있는데, 이들 중 소수인력을 뽑아서 전문 작가와의 멘토링 과정을 거쳐 나온 시나리오를 피디스쿨, 촬영스쿨 멤버들과 연계해 직접 제작을 하고,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영상위는 이 사업들이 지역독립영화 활성화와 지역 영상 전문인력의 육성이라는 영화영상산업의 중요한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정국장은 이 밖에도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 구상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했다.
"내년에는 독협과 제작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무엇을 지원해야하는가가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하겠죠. 이 작업은 영상위 뿐 아니라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영화영상 관련 단체들의 통합기구가 형성되는 일이 우선이겠죠. 실무자급의 월례회의를 통해서 그 기반을 만들어나가는 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사업을 추진해가는데 어려움은 없을까.
"R&D 기능의 부족, 로케이션 매니저들의 잦은 교체가 실질적인 어려움입니다. 결국은 근무환경탓인데, 종사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성기석 문화전문객원기자(전주국제영화제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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