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잿빛 도시. 그러나 도시의 하늘을 가르는 비둘기의 날개짓은 힘차다.
몇 해 전 작은 스케치가 시작이 된 소재, 비둘기. ‘비둘기를 그리는 작가’로도 알려진 그는 서양화가 이종만씨(56)다.
“비둘기를 흔히 평화와 축복의 상징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의미를 떠나서라도 저에게는 비둘기가 산업화 도시 속에 가장 잘 어울리고 적응해 나가는 새의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5년 여 동안 비둘기에 집중해 온 그는 2004년 화조도가 중심이었던 개인전에 이어 올해 전시장 가득 비둘기를 날렸다.
산책나갔던 원광대 운동장에 군집해 있던 비둘기나 대전까지 쫓아가며 관찰했던 비둘기까지, 비둘기만을 관찰하며 보냈던 시간들은 모두 필력으로 쌓였다. 일필휘지로 대범하고 힘차게 그려낸 비둘기들은 묵은 체증을 내려가게 할 만큼 역동적이고 시원스럽다.
“예술은 굳이 설명보다 가슴 속 감동으로 다가와야 한다고 믿습니다. 비둘기를 통해 도시인들에게 자연에의 신뢰와 생명의 소중함,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잘대던 도시 속 비둘기들은 사람과 함께 도시를 살아가는 동반자. 캔버스 속, 비둘기들이 내려앉은 사람의 손은 새를 쉬게하며, 안기며, 구원하며, 날며, 군집하게 하는 둥지다.
‘한국 수채화 100주년 전국 순회전’과 ‘광주비엔날레 청년 정신전’ 등을 통해 일찌감치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씨는 오일로 그려낸 비둘기 말고도 먹이나 흑연으로 다양한 느낌을 보여준다.
비둘기 틈, 민화의 느낌을 살린 호랑이 두마리가 눈길을 끈다. 한지 위에 유채로 그려졌으며, 이씨의 그림 답게 눈을 부라리는 호랑이는 좁은 캔버스 안에서도 살아있다.
익산 출신으로 원광대 미술교육학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이씨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수채화작가회, 전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재직 중.
이번 전시는 11월 23일까지 전북대 앞 갤러리 공유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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