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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인문학과 서예' 術인가, 學인가?

21세기 대학서예의 지향점 탐색'...교육정책 방향 전환' 한목소리

‘모든 손글씨는 서예의 범주로 수용해야 한다’ ‘서예를 실용미술과 근접한 ‘기술’로 이해하고 기술개발에 대학 서예과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 ‘서예는 서예일 뿐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되거나 변질되서는 안된다’

 

서예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00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21세기 한국의 대학 서예과의 지향점 찾기에 나섰다.

 

서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와 제2단계 BK 전북대 중(한)문 고전적 번역대학원 추진사업단이 주최·주관한 ‘인문학과 서예’ 포럼이 2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서예, 術인가, 學인가?’를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는 원광대와 경기대, 대전대, 계명대 등 현재 서예과가 개설돼 있는 전국의 대학 교수들이 참여했다.

 

 

△ 서예, 한국서예, 그 가능한 길들

 

-김병기 전북대 교수

 

정부 정책면에서 한자 사용을 강화하고 한자교육을 확대해야 하며, 서예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 정책의 방향 전환도 필요하다.

 

서예가와 서예 단체 내부의 혁신도 중요하다. 최고 수준의 작가적 역량과 학문적·교육적 역량을 갖춘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며, 각 서예 단체가 뜻을 모아 공정한 서단을 조성해야 한다. 서예학의 학문적 체계를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 서예과의 교과과정도 보다 더 내실화되고 특성화돼야 한다. 타 장르와의 만남, 생활과의 접목 등을 통해 서예의 영역을 확대하고 ‘응용서예’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 한국 교육당국의 서예에 대한 인식 검토

 

-박영진 경기대 교수

 

한국 교육당국의 서예에 대한 인식 검토에 앞서 서예와 한국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첫째 취미와 직업이 구분돼야 하며, 둘째 학술과 예술의 구분이 필요하다. 셋째 전통서예의 보호 육성과 실용서예 연구개발의 중요성도 인식해야 한다.

 

서예인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측면에서 서예와 한국화 관련 정책이 국가적으로 입안돼 실행돼야 한다. 동시에 전통서예 뿐만 아니라 전통을 바탕으로 한 실용서예, 즉 상용예술 실행방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 인문대학 내의 서예학과, 그 현실적 위치와 전망

 

-정태희 대전대 교수

 

우리나라 서예학과는 대부분 미술대학에 속해 있지만 대전대는 처음부터 인문대학에 소속돼 있다. 서예는 서양에서 요구하는 기술의 추구가 아닌, 동양적 철학이 담긴 인문적 소양이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현대 서예교육은 한·중·일 3국에서 공통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학교 교육과정에서 편성 및 운영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과 중국의 서예교육은 과거 습자 위주의 쓰기 중심이었지만, 최근 서예 교육의 본질적 측면을 강조해 심성개발과 예법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서예학습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 새 교육과정에서 서예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 한국대학 서예과의 활로

 

-여태명 원광대 교수

 

지금까지 서예는 예술적인 가치 중에서 정신적인 것에만 집착하고 형식의 변화에는 너무 인색했다. 서예가 보편적인 시각예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제로 원광대는 서예과 활로를 위해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했다. 학과 명칭도 2008년부터 ‘서예·문자예술학과’로 개명하기로 합의했다. 세부 전공은 전공기초과목과 고전판독 및 번역·문자디자인·서예교육 및 서예치료로 구분해 현재 교과 과정을 대폭 수정·보완하고 있다.

 

 

△ 서예의 미술화, 그 필요성과 전망

 

-석용진 서예가

 

대학 뿐만 아니라 서예를 업으로 삼는 모든 서예가들의 의식 확장과 새로운 모색에 대한 열정만이 서예가 이 시대 도태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컬러시대 흑백미술이 갖는 의미와 위치를 재확인해 먹의 강함과 단순함 등을 부각시키고, 붓질이 갖는 속도감과 율동성을 더욱 강조해 현대성을 가져야 한다. 서각과 같은 입체적 양식과 서예의 평면적 양식을 결합, 사이버공간의 활용과 비디오아트, 홀로그램 등 여러가지 변모가능성 있는 현대적 물성과의 결합도 필요하다. 전통적인 서예와 함께 새로운 개념의 서예가 공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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