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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자연에 대한 취중감상 담았다...선산곡 수필집 「끽주만필」

「끽주만필(喫酒漫筆)」

 

만필은 일반적으로 일정한 형식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글로 사물의 특징을 과장해 즉흥적이고 풍자적으로 가볍게 쓴 글을 일컫는다. 여기에 술을 더해 만필을 썼으니 그 무형식과 부드러움, 풍자는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

 

선산곡(본명 선대규·전주시 송천동) 전북수필문학회장이 수필집 「끽주만필」을 펴냈다. 도내 일간지에 연재된 자신의 글과 빼놓은 몇 작품을 추가해 엮었다는 만필집.

 

선 작가는 실명과 가명을 섞어가면서 자신이 겪어 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덧없는 시각으로 세상을 조롱할 기개도 갖추지 못한 주제에 술 마신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사실 건방지기 짝 없는 접근이었다”는 선 작가는 “곳곳마다 순화되지 않은 언어로 문장을 어지럽게 한 점 모든 분들께 용서를 빈다”며 수필집 출간을 조심스러워 했다.

 

그의 이번 수필집 특징은 가명이 종종 등장한다는 것. 취중에 일어나는 재미있는 얘기와 실수들을 사실적으로 엮어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등장한 가명. 또 고인이 된 친구와 지인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사용했다는 가명. 가명을 사용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진실에 더욱 다가간다는 얘기와 같다.

 

그는 “아무리 이웃 있어 술을 마신다 하나 술에 취하면 말과 행동이 과장되고 감정 또한 덧이 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며 가명은 사실에 접근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산과 들이 있는 고장, 순창에서 태어나 필명도 ‘선산곡’을 사용한다는 작가는 “자연과 우리 삶의 이야기에 대한 취중 감상을 표현했다”고 얘기했다.

 

이덕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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