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에 부리던 중국인들에게 해동청보라매는 최상의 사냥매 대접"
매사냥에 쓰이는 매는 참매인데 나이나 산 장소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붙는다. 가장 좋은 사냥매는 몸이 날렵하고 활동성이 강해서 사냥성공확률이 높은 매인데 '보라매'라는 것이 그것이다. 보라매는 태어난 지 1년이 넘지 않은 것을 일컫는다. 가슴에 세로무늬가 있고 털색이 갈색을 띄는 것으로 구별된다. 1년이 지나면 털갈이를 해서 가슴털은 잿빛색깔의 가로무늬로 바뀐다.
보라매는 젊은 매답게 기상이 씩씩하고 활동성이 강해서 꿩만 보면 달려든다. 그리고 산에서 야생화가 덜 된 것이라서 길들이기도 좋다. '해동 청 보라매'라는 것은 '해동'이 중국쪽에서 부르는 한국(고려)을 말하는 것이니 고려에서 나는 청(푸른 색깔이 나는)보라매라는 것이다. 매사냥이 성행하던 고려시대엔 사냥매를 조공물로 원나라에 바쳤는데, 덩치가 큰 북방매를 부리던 중국인들에게 해동청보라매는 팔뚝에 얹고 다니기가 가볍고 활동성이 강해서 최상의 사냥매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보라매가 사람 손에서 한 해를 나면 '수진이', 산에서 1년을 난 것을 '산진이'라고 한다. 또 산진이나 수진이가 3년째 되는 것을 '삼계참'이라고 한다. 산진이 수진이 삼계참...등 사냥매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험이 많아서 사냥성공확률은 높아가지만 몸이 둔해서 활동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 날진이라는 사냥매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고 전영태옹의 전언에 따른 것인데, 그분 생전에 날진이가 표준말로 어떤 매 종류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다리가 길어서 날아가는 오리떼 가운데에 처들어가 긴 다리로 오리를 낚아채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요즘도 해마다 겨울 십만마리 이상의 가창오리떼가 몰려드는 전남 해남 고천암호 저수지에 가면 구름같은 가창오리떼를 좇아가 낚아채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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