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역사고고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충남 공주 수촌리 유적 백제고분군 출토품에서 귀면문(鬼面文) 허리띠 장식이 발견됐다.
수촌리 유적 출토품을 보존처리 중인 충남역사문화원은 제1호와 4호분 출토품에서 각각 금동제 귀면문 허리띠 장식을 발견했다고 18일 말했다.
흔히 '도깨비 문양'이라고 하는 귀면문은 갈기를 날카롭게 세운 괴수(怪獸)의 험상궂은 정면 얼굴을 형상화한 문양으로 당시에는 사악한 귀신을 몰아내는 권능을 지닌 것으로 간주됐다.
유물을 관찰한 대전대 이한상 교수는 이와 비슷한 귀면문 장식이 백제 유적에서는 ▲청주 신봉동 B-1호분(한성도읍기) ▲공주 송산리 옛(舊) 2호분(웅진도읍기)에서 출토되고, 대가야 유적 중에서는 ▲경남 합천 옥전 M1호분(5세기 중엽)과 M3호분(5세기 후반) ▲고령 지산동 39호분(6세기 전반)과 75호분(현재 조사 중) 등과 왜(倭) 유적인 일본 나가노현(長野縣) 요로이즈카고분(鎧塚古墳) 출토품(6세기)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고구려 유적으로는 357년에 축조한 기록이 분명한 벽화고분인 안악 3호분의 현실 입구 양쪽 기둥 머리에 장식된 귀면문이 이번 수촌리 유적 출토품과 매우 흡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이번 수촌리 유적 출토품을 통해 대가야에 전파된 백제문화의 진면목이 더욱 분명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즉, 원주 법천리 1호분 출토 한성백제시대 마구 일종인 등자(발걸이)나, 천안 용원리 고분 및 수촌리 고분 출토 세환이식(가는고리 귀고리), 수촌리 1호분 출토품으로 상감기법과 용무늬를 도안한 환두대도 등과 같은 양식의 유물이 고령이나 합천의 대가야 유적에서 확인됨으로써 백제와 대가야 사이에 활발한 문화교류가 있었다는 주장이 많았는데, 이번 수촌리 귀면문은 그런 주장을 더욱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성도읍기 후기인 5세기 무렵에 이미 백제에 체계화된 관복 제도가 존재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귀면문 장식으로 대표되는 허리띠를 특정한 계층만이 착용하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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