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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의 발견] "신음하는 새만금에 다가가 옳은 영화 찍을 것"

'새만금·갯벌·바다' 스크린에 담는 이강길 독립영화 감독

이강길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필름 워크샵 강사를 역임한 이후 2002년부터 새만금에 관련된 다큐멘터리, <어부로 살고 싶다>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새만금 사업이 갯벌과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추적한 작품. 최근 '어부'시리즈 <살기 위하여. 75분> 로 제4회 EBS 국제다큐페스티벌에서 시청자상(상금 3000달러)을 수상했다. 7년째 부안에 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부안이란 어떤 곳인가.

 

-부안은 다큐를 찍는 곳이고 삶의 의미를 가르쳐 준 곳이다. 내가 언제 배를 타보고 섬사람들과 가족 공동체를 누릴 수 있겠나. 과거에는 새만금이 나에게 다가왔다고 말할 수 있으나 이제는 신음하는 새만금에 내가 다가가야 할 곳이다.

 

 

△이감독에게 카메라는 어떤 것인가.

 

어부의 그물이다.

 

 

△부안 주민이 된 동기는.

 

내가 속한 다큐 팀 ‘푸른 영상’에서 새만금에 관한 다큐를 찍는데 내가 가게 됐다. 결혼도 안했고 몇 달 씩 나가 버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계화도 사람들이 먹여주고 재워줬다. 벌써 7년이 되었다. 싸움이 있을 때는 내가 워낙 향토적인 얼굴이어서 내가 카메라맨이란 것을 모른다. 장점이다. 어떤 투철한 목표의식을 갖고 작업에 임했다기보다 하다 보니 목표가 뚜렷해졌다.

 

 

△계화도만의 미학이 있다면.

 

미학보다 삶이 있다. 짠 냄새, 섬이었던 곳의 정서 그런 것이 있다. 내가 방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집을 내 주더라. 월세 얼마냐 고 했더니, 무슨 세냐 그냥 써라 해서 농담인 줄 알았다. 나라는 사람이 그들에게 식구라는 느낌을 받는 것, 이것이 남들이 모르는 계화도가 주는 행복이다.

 

 

△요즘 어떤 영화를 찍는가.

 

<야만의 무기> 라는 제목으로 방폐장 문제를 정리한 영화다. 경주, 고리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거의 숙명이다. 낙후됐다고 생각되는 곳에 사탕 주듯이 말 잘 들으면 개발시키고 아니면 말고, 이게 뭐냐? 새만금 또 대추리에서의 눈물겨운 5월 4일의 기록 등 정리할 일이 너무 많다.

 

 

△다큐 찍으면서 언제 힘들었는가.

 

맨손 어업 하는 여성 어민들이 방조제에서 죽기 살기로 싸우던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 때, 내가 과연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함께 싸우는 것이 나은가 하는 고민이 들 때가 있었다. 한 손으로는 카메라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싸우면서 찍었다. 말하고 보니 쑥스럽다.

 

 

△올해 9월 EBS 다큐 페스티벌에서 <어부로 살고 싶다 -살기 위하여- 75분.2006> 가 상을 받았는데 어떤가.

 

시청자가 주는 상이라 소중하게 생각한다. 연락 안 되던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는데 살아있어서 기쁘다는 말을 들어서 더욱 기뻤다. 상금으로 3000달러를 받았는데 신세진 스텝들에게 사람구실 좀 했고 생활비도 들어갔고 카드도 막았다.

 

 

△상업영화를 찍고 싶지 않은가.

 

-구태여 독립영화 상업영화 그렇게 나누지는 않는다. 나에게 영화를 나누는 기준이 있다면 옳은 영화 그렇지 않은 영화로 나누어질 뿐이다. 나이가 더 먹고 좀 차분해질 때 그런 영화 찍을 기회가 오지 않겠는가?

 

 

△왜 부안에 남아있는가.

 

-새만금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귀백 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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