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발생 만 10년이 된 2007년 한국의 독자들은 책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어 했을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격주간으로 펴내는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가 5일자에 실은 2007년 한국 출판계 최대 흐름은 "현명한 삶을 추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많이 출간됐다는 것"이었다.
이때 말하는 '현명한 삶'이란 철학적인 차원 뿐만 아니라 유행이나 시대 흐름에 무조건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내면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삶을 가리킨다.
경쟁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안기는 '시크릿', 자기계발서인 '이기는 습관',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불가촉천민 출신인 인도 경제지도자 나렌드라 자디브의 '신도 버린 사람들' 등의 판매 호조는 이런 각도에서 이해된다고 기획회의는 지적했다.
출판계 두번째 이슈는 중견작가 소설이 약진하고 한국형 팩션이 붐을 이뤘다는 것. 김훈의 '남한산성', 황석영의 '바리데기',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등이 대표적이다.
또 신경숙의 '리진',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 김탁환의 '열하광인', 김별아의 '논개', 김경욱의 '천년의 왕국', 한승원의 '추사' 등 역사 팩션물이 잇따라 출간됐다.
세번째로 두드러진 흐름은 여성용 자기계발서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것이며, 네번째는 '경청', '용기', '소통' 등 마음 한구석을 확대해보여주는 스토리텔링형 우화들이 계속 생산됐다는 것이 꼽혔다.
다섯번째는 호흡이 길지 않은 글과 생동감 넘치는 사진, 마니아적인 취향 등을 접목시킨 블로그형 에세이의 유행, 여섯번째는 '만들어진 신', '생각의 탄생' 등 심리학, 철학, 역사학 등 인문학적인 서적이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 일곱번째는 아동출판이 정체 단계인 대신 청소년 출판의 가능성이 발견됐다는 점이 지적됐다.
여덟번째로는 지난 10월20일 발효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출간 18개월 미만 신간의 경우 온ㆍ오프라인 서점 똑같이 10% 이내의 할인이 허용됐으며, 11월26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고시가 개정돼 내년 1월1일부터 18개월 미만 도서 가격의 10% 한도에서만 소비자에게 경품을 줄 수 있게 되는 등 새로운 변형도서정가제가 정착했다는 것이 꼽혔다.
아홉번째는 저작권법 등 출판관련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 열번째는 책이 모바일, 인터넷,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른 미디어와 결합하는 크로스미디어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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