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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의 발견] 남원에 탯줄을 내린 문화예술인들

옥보고부터 강도근·안숙선까지 '명인들의 터'

'지역에 사람이 없다.'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남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원에 정말 사람이 없을까?

 

남원은 예로부터 많은 명인·명창들이 근거지로 활동하면서 전통음악의 근간을 형성해왔다. 멀리는 거문고의 옥보고부터, 대금에 강백천, 가야금병창에 안숙선·강정숙·강정열 등과 더불어 남원굿, 삼동굿놀이, 남원농악 등 쉽게 밀쳐둘 것이 없다.

 

강도근 선생과의 인연으로 남원에 터를 잡은 이난초 명창과 음악적 탯줄을 찾아온 가야금연주자 송화자씨의 남원생활은 벌써 20년이 넘었다. 김무길 명인과 박양덕 명창 부부의 운상원(雲上院) 소리터는 판소리와 거문고의 전통을 이어가는 전수장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이들의 소리길을 따라 남원으로 발길을 옮긴이들의 수는 또 얼마이랴.

 

남원시립국악단원들도 남원 전통문화의 소중한 자산이다. 오진욱 상임연출과 황재두 무대감독을 중심으로 매년 굵직한 창작작품을 내고 있는 단원들의 활약은 중앙 공연예술계나 학계에서 최근 부쩍 주목받고 있다. 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립민속국악원과 남원농악단 단원들도 뺄 수 없는 남원의 문화지기들이다.

 

문학은 또 어떤가. 남원을 작품의 주요 무대로 한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은 그 자체로 남원의 대표적인 문화코드이며, 남원의 문화인프라를 생산해내는 또하나의 동력이다. 서남대 서정섭 교수는 「혼불」 뿐 아니라 남원과 문학의 깊은 관계를 찾아 꾸준히 소개하고 있으며, 혼불문학관의 해설사 황영순씨는 문학관을 '따뜻한 사람의 향기가 나는 곳'으로 변화시켰다. 소설가 최정주와 윤영근, 시인 곽진구와 복효근, 이원규 등도 남원의 문학사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남원의 미술과 사진은 화가 이경섭씨와 사진작가 방덕원씨를 먼저 꼽을 수 있다. 남원 현대미술계에서 처음으로 전업작가를 선언하기도 했던 이씨는 남원미협지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방씨는 남원사진협회의 회원을 순창과 장수, 곡성까지 확장했다.

 

이제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자. 남원에 정말 사람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이들이 있기에 남원은 절대 '변방'이 아니다.

 

/문신 문화객원기자(문화정보 114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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