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가 출범 20년 만에 ‘민족’을 떼고 ‘한국작가회의’로 새롭게 출발한다. 이로써 ‘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도 ‘한국작가회의 전북지회’란 새 이름을 갖게됐다.
사단법인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정희성)는 8일 오후 대한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제21차 정기총회를 열고, 단체 명칭을 ‘한국작가회의’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모태로 1987년 창립한 민족문학작가회의의 명칭 변경은 그동안 ‘민족(national)’이란 단어가 해외에서 과격한 우파 단체로 오해를 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작가회의는 지난 1월 명칭 변경안을 확정지으려 했지만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는 일부 회원들 반발로 보류, ‘명칭변경 소위원회’(위원장 도종환)를 구성해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었다. 이후 총 회원 1400여명 중 41%를 대상으로 명칭 변경 찬반 투표를 실시, 약 75%의 찬성을 이끌어 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새 단체명의 가닥을 잡았다.
정관 개정안 통과 후 ‘한국작가회의 출범 선언문’을 채택한 작가회의는 “우리 문학의 영토는 남과 북, 아시아·아프리카를 향해 더 크게 확장되고 있으며, 우리의 문학적 관심 역시 민족 내부 문제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의 문학적 형식과 내용이 범인류적으로 확장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 이병천 지회장은 “전북에서는 명칭 변경과 관련, 일부 작가들이 통일이 지상과제인 이 시점에서 ‘민족’을 더욱 강조해야 하지 않겠냐며 격렬하게 반대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찬성하는 쪽이 많았다”며 “실제로 명칭을 바꾸기 이전부터 우리는 편하게 ‘전북작가회의’로 불러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젊은 작가들은 아쉬움이 크다. 한 작가는 “‘민족문학작가회의’에 들어오고 싶어 애쓰던 시절이 있었다”며 “‘민족’이란 말에서 자부심과 차별성을 느꼈는데, 떼어버리고 나니 한편으로 서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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