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마을만들기' 한창인 한옥마을...전통문화센터~오목대 탐방로 93m 돌담 변신
한옥마을보존협의회(회장 이세중)가 건설교통부와 전주시 후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 지난달 마을 주민들이 함께 김치를 담궜던 김장축제에 이어 한옥마을 담장 보수와 화단 꾸미기, 쉼터 만들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한옥마을 주민 해설사 인력양성 아카데미’는 강의실이 비좁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22일과 23일 열리는 ‘한옥마을 오픈하우스 날’ 준비도 한창이다.
그동안 한옥마을이 주로 눈에 보이는 것들에만 매달려 왔다면, 이번 사업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로서의 의미를 살린 것이다.
한옥마을 안에서도 풍남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교동을 중심으로 한 담장 보수는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사업이 90% 정도 진척된 지금,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통문화센터에서 오목대 탐방로에 이르는 3섹터 96m가 돌담으로 변신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부서지고 마는 흙담 대신 택한 기와 얹은 돌담에는 물과 산, 해와 꽃이 피어났다. 덧발라 주는 황토도 고운 색깔을 내기 위해 배합비율에 신경썼다. 돌담 디자인을 맡은 서양화가 유종국씨는 “자연과 가깝게 살아온 조상들의 삶을 떠올려 산수화적인 이미지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담장을 바꾼 한옥마을 주민 김춘원씨는 “시멘트로 만든 담장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돌담이 더욱 고풍스럽고 멋스럽다”며 만족해 했다.
‘한옥마을 오픈하우스 날’은 한옥마을보존협의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 주민들이 살아가는 공간의 대문을 열어 그 안에 숨어있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자리다. 대문열기에 참여한 가옥은 고종때 궁녀가 지은 집과 71년된 삼원한약방을 비롯해 미술가 한은경씨가 새로 지은 장한재, 전통찻집 다호, 전주 최부자집 토담집,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대문 예쁜 집 등. 마을 해설사 안내로 골목 골목을 구경하고, 대문과 대문을 이어주는 탐방 ‘구불구불 골목구경’도 진행된다. 전통문화센터-한옥마을 사진전, 양사재-가람 시 낭송, 온고을소리청-판소리 공연과 판소리 배우기, 설예원-다도, 동락원-동지팥죽 나눔 잔치도 이날 함께 열린다.
정성엽 한옥마을보존협의회 사무국장은 “담장이나 집이 개인 소유기 때문에 뜻이 좋아도 강제적으로 할 수는 없다”며 “충분히 과정을 설명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주민들 대부분이 흔쾌히 허락해 줬다”고 말했다.
한옥마을 주민들을 ‘해설사’로 키우기 위한 ‘한옥마을 주민 해설사 인력양성 아카데미’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문화정보 114에서 열리고 있다. 쓰레기가 놓여있던 공터에는 쉼터와 화단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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